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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지난해 2633억원 순손실… 과연 '고려아연 M&A' 올인할 체력 있나

[디지털데일리 최천욱기자] 영풍이 2024년 결산에서 2600억원이 넘는 손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58일간의 조업정지에 들어가는 주력사업장인 석포제련소의 영향때문에 올해에도 실적 악화의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본업에 대한 경영 정상화에 더 주력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영풍의 2024년 실적은 매출 2조 7857억 원, 영업적자 1622억 원, 당기순손실 26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손실 규모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회사측은 이같은 급격한 실적 변동의 이유로 "연결 지배·종속기업의 실적 악화에 따른 연결손실 증가"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경기침체로 인해 주력인 제련과 인쇄회로기판(PCB) 부문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석포제련소의 가동률이 50%대(2024년 3분기말 기준)로 떨어지고, PCB 자회사인 코리아써키트의 실적이 부진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풍 2024년 실적 (연결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영풍 2024년 실적 (연결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올해 사정도 만만치 않다. 특히 영풍 석포제련소는 이달 26일부터 4월 5일까지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받은 58일 간의 조업정지를 실시해야 한다. 제련 업계에선 재가동 준비 기간까지 포함하면 약 4개월간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더해 영풍 석포제련소는 조업정지 이후에는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수 부산물이자 위험물질인 황산을 처리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크다. 그동안 영풍은 황산을 고려아연을 통해 처리해 왔는데, 최근 환경당국의 규제로 더 이상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넘겨 처리할 수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환경 당국은 지난해 말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황산을 제3자로부터반입 및 저장하지 말라는 개선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고려아연은 영풍에 공문을 통해 지난달 11일부터 황산 반입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한편 영풍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실적부진은 시장 여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M&A 전쟁을 하려면 든든하게 체력(실적)이 받쳐줘야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2.0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관세 전쟁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영풍이 사업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 주주가치 회복 등이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 행동주의 펀드인 머스트자산운용은 두 차례 공개서한을 통해 영풍에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영풍 주주인 영풍정밀 역시 집중투표제 도입과 현물배당 도입,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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