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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딥시크vs오픈AI’ 경쟁에 ‘주가 펄쩍’...韓 AI 상승 랠리 이어질까

[ⓒ배경은 픽사베이, 로고는 각사]
[ⓒ배경은 픽사베이, 로고는 각사]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중국과 미국 간 인공지능 AI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주가 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반도체 대장주들은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AI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 주가는 크게 오르며 상승 모멘텀을 맞이한 모습이다. 저사양 반도체로 개발된 딥시크가 주목 받으면서 보다 효율적인 AI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기대감이 이 같은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된 플리토, 솔트룩스, 크라우드웍스, 코난테크놀로지, 이스트소프트, 알체라 등 국내 AI 서비스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설 연휴 기간 동안 불어닥친 ‘딥시크 파장’의 수혜주로 AI 서비스 기업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설 연휴가 끝난 31일 이 같은 상승세를 기록한 모습이다.

먼저,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인 플리토 경우, 3일 장 시작 전 현재가 기준 2만850원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29.91% 상승했다. 플리토는 언어 AI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번역 자동화 서비스 및 언어 데이터 셋 판매 등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기업이다. 각종 글로벌 국제 행사에서 번역 기술을 공급함으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지난해 3분기 기준 흑자 전환까지 성공한 바 있다.

코난테크놀로지 주가도 같은 기간 24.45% 상승세를 기록하며 현재가 2만5450원을 기록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AI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각 산업 분야별 AI 결합 및 AI 전환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공공사업 분야에서 국방부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최근에는 공군과 무인개발을 위한 과제 사업을 수주하는 등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스트소프트 주가는 2만4250원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11.24% 상승세를 보였다. 이스트소프트는 검색 AI 서비스 ‘앨런’과 휴먼 AI 프랫폼 ‘페르소닷에이아이(PERSO.ai)’ 등으로 최근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에 참가해 글로벌 시장에 PERSO.ai를 본격 선보이고 글로벌 사업 확장 발판을 마련하는 등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외에도 솔트룩스 주가는 2만7650원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18.16% 상승했다. 종합 대형언어모델(LLM) 솔루션 기업 크라우드웍스 주가는 7820원으로 같은 기간 1.69% 올랐다. 비전 AI 기업 알체라 주가는 1660원으로 4.73% 상승한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AI 서비스 기업 주가가 전반적으로 딥시크 파장에 따른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딥시크가 오픈소스로 공개한 LLM ‘딥시크-알원(DeepSeek-R1, 이하 R1)’은 저 사양 반도체칩인 ‘H800’을 기반으로 개발됐다고 알려졌다. 또, 딥시크가 공개한 R1 개발 논문에 따르면 R1 개발 비용으로는 557만달러(한화 약 81억원)이 투입됐다.

R1이 ‘독점모델’이 아닌 ‘오픈소스’로 공개된 부분이 국내 AI 서비스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호재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앞서 언급된 대부분 기업들의 주력 사업은 글로벌 AI 기업에서 개발한 LLM을 활용해 산업별 특화 AI를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픈AI의 고급 추론 모델 ‘오원(o1)’에 필적할 만한 새로운 LLM이 독점모델도 아닌 오픈소스로 공개된 상황은 AI 서비스 개발 측면에서 더욱 다채로운 LLM을 통해 연구개발(R&D)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딥시크가 저비용, 고성능 AI 언어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던져줬다”며 “AI 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국내 기업이 피해자가 될 거란 우려가 컸지만 상황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R1이 ‘저사양 GPU를 통해 구동 가능한 모델’이란 부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픈소스 LLM을 활용하더라도, AI 서비스 기업이 해당 오픈소스를 가져와 개조하고 실질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GPU 구동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딥시크 주장대로 R1이 저 사양 GPU만으로 고급 추론 모델 성능을 낼 수 있다면, 국내 AI 기업에서도 R1을 기반으로 특화 AI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투입되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올해 AI 시장 트렌드가 단순 기술력 확보보다는 ‘수익성 확보’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딥시크의 R1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인 AI 서비스 모델 출현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AI 서비스 인프라 투자 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국내 AI 서비스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의미가 있는 소식이기도 하다. 저비용으로 고급 추론 기능을 구사할 수 있는 AI가 확보되면서 실질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B2B 및 B2C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란 분석도 이어진다.

김우승 크라우드웍스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와 주고 받은 서면질의서를 통해 “(딥시크 등장은) 기존에 비해서 더 저렴한 비용으로 LLM 개발 및 추론 능력을 갖춘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며 “LLM 기술을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곳이라면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AI 기술을 가져다 쓸 수 있기 때문에 활용 기회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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