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인수를 고려하는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사 '얼티엄셀즈'의 미시간주 3공장을 일본 자동차 고객사인 도요타향 전용 라인으로 구축하고 있다. 그러는 한편 얼티엄셀즈의 신규 3공장 부지를 물색하는 등 GM과의 중장기 협력을 위한 투자를 고려하는 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시간주에 짓고 있는 얼티엄셀즈 3공장의 일부 장비에 대한 반입 절차를 재개했다. 지난해 발주한 장비의 반입은 올해 상반기부터 이뤄지고 있었으나, 전기차 캐즘(Chasm) 여파로 연기한 일부 설비를 다시 반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미 반입된 장비에 대한 용도 변경도 병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합작법인의 주체인 제너럴모터스(GM)용 전기차 배터리로 설정된 설비를 도요타용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도요타는 지난해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일시적 둔화(Chasm)에 따라 GM과 해당 공장 가동 시기를 연기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이 길어지고 도요타로 공급할 배터리 현지 법인 가동 필요성에 따라 3공장을 인수하는 방향을 검토했다.
실제로 올해 8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3공장 자산을 인수하고 도요타 전용 라인으로 개축하고, 무산된 GM과의 추가 합작 공장은 다시 부지를 선정해 신규 3공장을 투자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중 얼티엄셀즈 3공장에 대한 자산 인수 합의가 이달 2일(현지시간) GM의 발표로 공식화되면서 관련 설이 일부 사실로 밝혀지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3공장 인수를 마무리할 시 도요타 전용 라인이 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도요타에 대한 배터리 현지 생산 물량을 미시간주 홀랜드의 단독 공장을 증설해 대응할 예정이었으나, 3공장 인수 시 추가 투자 없이도 도요타향 물량을 충당할 수 있어서다. 현재 홀랜드 단독 공장에 대한 증설 투자는 배터리 시황 악화에 따라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협력사 역시 관련 사안에 대해 준비하고 나서고 있다. 일부 협력사의 경우 3분기부터 LG에너지솔루션의 용도 변경 요청을 받고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얼티엄셀즈 3공장은 기존대로 전극 공정 기준 8개 라인(양극 4개·음극 4개), 조립 공정 기준 10개 라인 구성으로 유지되며 전량 파우치 셀 라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결정이 "어려운 시기의 효율적인 투자를 위한 결정"이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국 전기차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속되는 가운데, 기존에 확정된 물량을 추가 증설 투자 없이 확보해 납기 대응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양사 간 비구속적 계약이라 인수에 대한 논의가 더 이뤄져야하는 사안이라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최종 계약이 이뤄진다면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노후화된 홀랜드 쪽의 추가 투자를 진행하지 않아도 될 뿐더러, 비교적 적은 투자 비용으로 곧바로 납기가 가능한 라인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 검토로 중단된 얼티엄셀즈의 추가 생산능력 확보는 향후 신규로 짓게 될 3공장을 통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3공장 건립은 초기 논의 단계로 부지 선정도 이뤄지지 않았으나, 각형 배터리 라인 도입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이 확보한 도요타용 배터리에는 LG화학이 양극재 납품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도요타·파나소닉 합작사인 프라임플래닛에너지&솔루션(PPES)에 양극재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러한 실적을 토대로 LG에너지솔루션의 도요타 프로젝트 물량까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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