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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쟁 치열해지는데…오픈AI, 머스크 견제에 소송전까지‘골치’

[ⓒ오픈AI]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인공지능(AI)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챗GPT’ 시리즈로 생성형 AI 열풍을 이끈 오픈AI가 각종 소송전과 경쟁사 견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금 유치를 위해서는 영리법인 전환에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지만, 대내외 견제 및 내홍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3일 글로벌 빅테크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연방법원에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와 오픈AI는 올해 들어 지속적인 갈등을 이어온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오픈AI를 상대로 영리법인 전환 중단 소송을 제기했으나, 6월에 취하한 뒤 8월에 같은 이유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일에는 현재 오픈AI가 진행 중인 영리법인 전환을 임시로 중단시켜달라는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오픈AI는 설립 당시 비영리 법인으로 시작했으며, 지난 2019년 사업구조를 변경하면서 ‘혼합형(제한적) 영리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한적 영리법인 변경 취지에 따라 비영리 이사회의 통제를 받게 됐으며, 투자금 100배를 초과하는 이익은 비영리 모회사에 귀속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치열해지는 AI 산업 경쟁 속에서 과감한 규모 확장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 보다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위해서는 투자자들 이익이나 권리 등을 신경 써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에 오픈AI가 완전한 영리법인으로 전환을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영리법인 전환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오픈AI가 투자자 간섭과 이익 논리에 기반한 영리기업이 될 경우 전인류에게 이로운 AI 개발을 추구하고자 했던 오픈AI 설립 철학을 지킬 수 없을 것이란 우려다.

머스크 이사회 사임부터 시작된 악연…트럼프 등에 업고 견제 강도↑

머스크는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오픈AI 영리법인 전환에 반대하고 있는 인물이다. AI 산업 반독점을 명분으로 한 경쟁사 견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015년 오픈AI 창립 초기 멤버로 이름을 올린 바 있으나, 기술에 대한 이념 차이로 2018년 이사직을 사임, 지난해에는 엑스(X, 구 트위터) 자회사로 xAI를 설립한 바 있다. 그룹사 내에 자체적으로 AI 기업을 설립한 머스크는 오픈AI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입장에서는 한창 사업을 확장 중이던 상황 속에서 한때 친구였던 머스크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셈이다.

머스크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시장에서 막대한 자본을 통한 독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취지 소장을 제출하며, 지속적으로 오픈AI에 대한 견제에 들어갔다. 지난달에는 고소 명단에 MS를 추가하면서 두 회사가 사실상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비판 및 법적 조치 강도를 계속해서 올리고 있던 터였다. 여기에 더해 이번 가처분 소송까지 이어지면서 견제 강도는 최고조에 이른 모습이다.

머스크 측은 소장에 “(오픈AI와 MS가) 생성형AI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 투자자로부터 여타 AI기업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등 경쟁자를 제거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이같은 견제는 오픈AI 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다가 올 수 있다. 특히 머스크가 이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 정부효율부(DOGE) 공동장관 자리를 꿰차며 ‘실세’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소송전을 단순한 ‘부정 여론 전략’ 등으로 바라볼 수는 없게 됐다.

내부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영리법인 전환?...미디어와 소송전도 골치거리

회사 내부에서도 경영 방식을 두고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지난 9월 미라 무라티 오픈AI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나만의 탐험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고 싶어 물러나려고 한다”며 오픈AI 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무라티는 지난 2018년 오픈AI에 합류, 챗GPT 모델 개발은 물론 이미지 생성 모델 달리(DALL-E) 등 핵심 서비스 출시에 중책을 맡은 인물이다. 올트먼이 이사회에서 잠시 축출되는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임시 CEO직을 맡았을 정도로 사내 영향력도 지대했다.

직접적으로 사임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무라티가 오픈AI 영리법인 전환 등 현재 회사 경영 방향을 두고 갈등을 빚은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라티에 앞서 회사 중역을 맡은 이들이 줄줄이 회사 경영 방식에 불만을 표출하며 이직 및 퇴사하는 행보가 이어진 점은 이같은 의견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5월에는 일리야 수츠케버 공동 창립자가 AI 안전을 전담하는 ‘초정렬팀(Superaligment)팀’을 해체하자 이에 대해 항의하는 취지로 회사를 떠났다. 같은달 초정렬팀 전 리더였던 얀 레이케는 경쟁사인 엔스로픽으로 이직하는 등 인력 유출이 지속됐다.

당시 레이케 전 리더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직 소식과 함께 오픈AI를 비판하며 “지난 몇달 간 컴퓨팅 인프라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연구를 수행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며 “그동안 안전 문화와 프로세스는 뒤로 밀려났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오픈AI는 콘텐츠 서비스 측면에서도 미디어 기업과 저작권 문제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는 등 진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주요 언론사 뉴욕타임스는 오픈AI가 무단으로 자사 뉴스 콘텐츠를 사용했다며 오픈AI와 MS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픈AI는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자료를 AI모델 학습에 사용하는 것은 공정한 이용에 해당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언론사 토론토스타, 포스트미디어 등 5개 언론사는 지난 29일 뉴욕타임스와 같은 이유로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언론사들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저널리즘은 공익을 위해 공개된 것이지만, 오픈AI는 이를 기업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오픈AI는 최근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어 구사 능력이 강화된 AI 모델 개발 등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기업과 오픈AI 간의 첫 공식 업무 협약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오픈AI가 일본어 특화 대형언어모델(LLM)에 이어 한국어 특화 LLM을 개발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을 두고 아시아 지역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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