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지금의 인공지능(AI)은 생각처럼 창의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AI의 논리와 추론 성능을 더 향상하고, 질문답변의 빠른 속도보단 논리를 파고들기 원합니다. 그래야 AI가 사람처럼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질병을 치료하며, 기막힌 창업 아이템까지 만들어 낼 것입니다. 그것이 오픈AI의 목표이며,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그렉 브록만(Greg Brockman) 오픈AI 공동창업자 겸 회장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키노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의 오프닝 키노트에 이어 등장한 그는 진행을 맡은 이준표 SBVA 대표의 질문에 따라 현재 AI 시장 트렌드에 대한 견해, 오픈AI의 목표 등을 밝혔다.
퓰리처상 받는 AI의 의미
브록만 회장이 AI가 '언론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을 수상하거나, 기막힌 창업 아이템을 고안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이유는 '추론하는 차세대 AI'의 중요성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브록만의 견해는 오픈AI가 2022년 이후 GPT-3.5, GPT-4 등 가공할 능력을 지닌 LLM(대형언어모델)을 잇따라 공개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지만,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빠른 질의응답이 가능했을 뿐 사람처럼 창의적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창의성은 주어진 데이터에서 새로운 사실을 유추하고,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추론' 능력에 기인하는데, 그동안 LLM은 이 능력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이는 오픈AI가 최근 '오픈AI o1'으로 명명한, 질의응답 속도는 다소 느려도 이전보다 훨씬 고차원 추론이 가능한 모델을 공개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실제로 추론 능력이 향상된 o1은 주어진 질문, 명령을 수행할 때 이전 모델보다 학습 데이터와 상황적 맥락에 맞춰 훨씬 논리적이고 인간과 유사한 생각의 연결고리를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브록만이 언급한 퓰리처상을 받을만한 기사를 AI가 작성하거나, 창업이 가능한 수준의 사업 아이템을 AI가 만들 수 있다는 건 인간과 같은, 혹은 인간 이상의 추론 능력을 지닌 AI 개발을 의미한다. 물론 이를 모든 문제에 통달한 '범용 AI'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현재 오픈AI는 특정 영역부터 인간과 같은 수준의 AI를 개발을 우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AGI 개발, 언젠가 가능하다
브록만은 "AI가 인간의 지능을 몇 년 안에 능가할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간략히 말하면 언젠가"라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은 그런 미래 예견을 좋아하는 것 같다. 다만 한가지 놓치는 건 그 순간이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올 것이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면에서 인간을 뛰어 넘을 수 있는 AI, 인공일반지능(AGI) 개발은 여전히 생각보다 많은 난제를 지니고 있다. 인간의 사고 체계는 현재 LLM으로는 온전히 구현할 수 없을 만큼 대단히 복잡하기 때문이다. 브록만은 "따라서 AGI 구현은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단계별로 구현될 것이며 지금 AI의 구조는 인간지능과 비교도 어렵고 여러 제약 사항을 고민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점은 앞서 오픈AI의 목표로 당장 AGI 구현이 아니라, 일부 영역에서 인간보다 추론을 잘하는 AI 개발을 제시한 것도 비슷한 이유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오픈AI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통합된 AI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브록만은 "AI는 수평적 기술이라,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중 우리가 가장 기대하는 건 헬스케어다. 헬스케어는 지금도 변화가 뚜렷하지만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례로 최근에 아내가 온 몸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관련 병에 걸렸을 때, 검진한 의사들은 모두 자기 전문분야에서 발생한 문제만 보고 이야기하는 한계를 보였다"며 "이와 달리 AI는 더 다양한 전문분야의 정보를 통합, 분석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금도 이미 챗GPT로 자신의 병을 스스로 찾아내고, 치료법까지 찾아낸 사람들의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사회적 기회 발견해야
이밖에 브록먼은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긍정적 기대들도 내놨다. 그는 현재 많은 AI 기업들이 고성능 AI 가동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증축하고, 막대한 건설 비용과 에너지 조달을 고민하고 있지만, 그 일면에는 사회적 기회도 발견된다는 의견이다.
브록먼은 "경험해보니, 데이터센터는 말 그대로 건설업의 영역이었으며, 공급망 확보도 중요한 문제였다. 이 가운데 사회적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정부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처럼 AI가 주는 기회에 흥분하게 만들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픈AI는 세상에서 해결이 필요한 수많은 문제에 AI가 기여하는 사회를 바란다. 미래엔 거대 AI 데이터센터 하나쯤은 인류의 문제 해결에 전담적으로 구동되는 세상도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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