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오프라인 3만5천명, 온라인 1만7천명이 행사 참여 의사를 밝혔다. 사전등록도 10분만에 마감됐다. 이런 얘기가 결국 AI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의미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으킨 AI 돌풍에 전세계가 화답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글로벌 AI 혁신 및 생태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SK AI 서밋 2024'에 기조 연설자로 참석한 최 회장은 발표 중간중간 글로벌 파트너사의 대표를 호명하며, 현장에서 박수를 유도하는 등 글로벌 AI 리더와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
'함께하는 AI, 내일의 AI(AI together, AI tomorrow)'를 주제로 5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SK그룹이 전 세계 AI 대표 기업인과 학자, 전문가 등을 현장 또는 화상으로 초청해 처음 마련한 국내 최대 규모의 AI 심포지움이다.
최 회장은 "많은 분들이 저처럼 AI에 뜨거운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AI는 아직 초기 단계다. 따라서 혼자 해낼 수 없고, 많은 협력이 필요하고 다양한 모색이 뒤따라야 한다"고 운을 떼며 "AI는 우리의 삶과 사회를 광범위하게 변화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많은 이들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 슬로건이 말해주듯이 AI의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이유로는 "AI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안다'고 하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으며,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함께 고민하며 풀어야 하는 많은 난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우리 모두의 삶과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기술이기 때문에 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우리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며 "AI의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 SK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TSMC, 오픈AI와 많은 협력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성장 과정 걸림돌 해결해야
이날 최 회장은 AI 성장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보틀넥(Bottleneck. 진입장벽)을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AI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대표 사용 사례(Killer Use Case)와 수익 모델 부재, AI 가속기 및 반도체 공급 부족, 첨단 제조공정 설비(Capacity) 부족, AI 인프라 가동에 소요되는 에너지(전력) 공급 문제,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 등 5가지 보틀넥 해법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의 구축 운영과 서비스의 개발까지 가능한 전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라고 강조하면서 "SK와 파트너들의 다양한 설루션을 묶어 AI 보틀넥을 해결하고 좀 더 좋은 AI가 우리 생활에 빨리 올 수 있도록,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인터넷 시대의 진입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했던 한국이 AI 시대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려면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면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양질의 데이터 확보, AI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SK의 AI 인프라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들의 성장과 AI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최태원, 'AI 투게더' 연사와 눈맞춤…젠슨황 '빨리 빨리' 일화도 소개
이날 최 회장은 연설 중간중간 글로벌 파트너사의 대표를 호명하며 박수를 유도하는 등 주제에 부합하는 행동을 몸소 선보이기도 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빅테크 수장들은 영상으로 참석을 갈음하며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웨이저자 TSMC CEO 그리고 컴퓨터 구조 및 설계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데이비드 패터슨 美 UC버클리대 교수 등이 AI 시대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밝혔다.
사전 녹화된 영상 메시지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겸 CEO는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파트너십이 AI 시대에 가지는 중요성과 양사의 공동 성과에 대해 언급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설립자 겸 CEO는 데이비드 패터슨 교수와 'AI 반도체의 협력'을 주제로 특별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젠슨 황 CEO는 "AI로 인한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AI 분야의 엄청난 잠재력을 실감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파트너십은 AI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으며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에서 "HBM 발전 속도가 매우 훌륭하지만, 솔직히 더 빨리빨리 나아가댜 한다"고 언급한 젠슨 황 CEO의 인터뷰에 대해 최 회장은 "젠슨 황은 마치 한국인 성격을 닮았다"면서 "그도 모자라 HBM4의 출시를 앞당겨 달라고 묻기까지 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얼마나 앞당겨야 하냐 물었더니, 6개월 안에 부탁한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곽노정 SK하이닉스 CEO와 협의 끝에 기간을 앞당겼다고전했다. 그러면서 "(젠슨황 CEO와의) 다음 미팅에 나가기가 두렵다"며 "더 빨리빨리 해달라고 할 것 같아서"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 글로벌 빅테크와의 인연 중시
웨이저자 TSMC CEO는 SK AI 서밋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웨이저자 CEO는 "AI의 미래는 밝다. AI 생태계 전반에서 더욱 긴밀하고 견고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며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확장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설루션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TSMC 회장과의 인연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TSMC와 얘기할 때는 가슴이 따뜻해진다. 인간적인 접근 능력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다"면서 최 회장이 현재 SK하이닉스를 인수하고자 했을 때 만났던 모리스 창 TSMC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모리스 창 회장과는 20여년동안 알고 지내기는 했으나 (제가) 반도체 분야에 있지 않아서 코칭을 많이 받거나 할 일이 없었다"라며 "하이닉스를 인수하기로 결심하고 난 뒤 모리스 창 회장을 만날 기회가 있어 이같은 생각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리스 창 회장은 반도체 미래가 밝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미래가 있으며 (SK가) 동업자가 되는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해줬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TSMC는 파트너를 존중하고 고민이 무엇인지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적절히 파악해 주는 것이 파운드리 업의 특성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 고객의 가치 증대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 겸 사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AI의 미래'를 주제로 현장 대담에 참석했다. 이어 라니 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총괄 부사장은 '미래 AI 개척을 위한 인프라 혁신', 마크 아담스 펭귄 설루션즈 CEO는 'AI 인프라',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는 '원자력의 AI전력 공급',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는 'AI 서비스'’에 대한 주제 발표에 나선다.
5일에는 AI 인프라·반도체·서비스를 주제로 'K-AI 얼라이언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등이 참여하는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이 이어진다. '국가 AI 전략' 세션에서는 염재호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 겸 태재대 총장이 박성현 리벨리온 CEO, 정신아 카카오 CEO 등과 함께 'AI로 발돋움하는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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