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큐텐그룹 계열 플랫폼의 미정산·미환불 사태로 피해를 본 일부 피해자들이 18일 다시 한 번 검은 우산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폭염 속 서울 광화문 금융위원회에 모인 피해 판매자·소비자들은 지난 13일 티몬 사옥 앞에 이어 두 번째로 연대하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검은우산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구 티메프 피해 판매자 및 소비자 연합) 출범을 선포했다. 검은우산 비대위는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부터 실효성 있는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과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 등 근본적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티메프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 신정권 위원장은 이날 대표로 마이크를 들고 검은우산 비대위 발대 선언문을 읽어갔다. 그는 “지난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로 개정된 전자금융거래법이 시행될 예정인 9월15일이 도래하기도 전에, 고의적이고 악행에 가까운 큐텐그룹 구영배 사단의 미정산·미환불은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며 여전히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를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와중에 그동안 정확한 피해규모를 밝혀달라 정부에 요청하며, 큐텐그룹으로 인한 피해는 멈추지 않고 추가될 것이라는 비대위의 간절한 부르짖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버티던 인터파크커머스마저도 회생신청을 하며 결국 큐텐그룹 전체가 피해자를 양산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검은우산 비대위는 큐텐그룹 피해자 양산이 마치 신호탄이 된 것처럼, 불과 2일 전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알렛츠’ 돌연 사업종료로 큐텐그룹 외에 또 한 번의 플랫폼 피해자가 나타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후에도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들로 인한 추가적인 피해가 언제든 양산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비대위원장은 “이런 피해는 비단 이 자리에 있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전국민 중 누구나 해당될 수 있는 중차대한 상황”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본 피해자 연합은 검은우산 비대위를 만들어 다시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은우산 비대위는 티메프 외에도 큐텐그룹 전체 피해자를 대변해, 새로운 피해사실들이 축소·은폐 되지 않도록 정리하고 알릴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커머스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번 사태로 온라인 마켓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불신하지 않도록 특별법 제정을 촉구할 방침이다.
여기에, 검은우산 비대위는 티메프 사태 및 온라인 커머스를 이용하며 발생하는 피해자들을 외면하지 않고 소통하면서, 차별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실효성 있는 피해 복구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신 비대위원장은 “묻지마 범죄에 가까운 이번 사태를 일으킨 구영배 사단의 수사에 적극 협조해, 향후 동일한 유형의 편법이 생겨나지 않도록 관계자들과 소통하겠다”며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검은우산 비대위를 발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80여명이 참가했다. 검은 상·하의와 마스크를 맞춰 입고 온 참가자들은 ‘겁나서 못사고 겁나서 못판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냐! 특별법 제정하라!’, ‘피해자를 죄인으로 둔갑시키지 마라!’, ‘구영배 구속수사 집행하라 재산몰수’ 등이 적힌 스티커를 검은 우산에 붙이고 외쳤다.
이들은 구영배 큐텐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박에 붙이고 고무망치로 때려 터트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가구·가전 제품 등을 파는 온라인몰 알렛츠는 앞서 지난 16일 갑작스럽게 영업 종료를 공지했다. 일각에서는 이로 하여금 제2의 티메프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터스텔라 MD본부가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발송한 이메일에는 “불과 2∼3일 전만 해도 어떻게든 잘 버티면서 티메프로 시작된 여러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최근 논의됐던 마지막 투자 유치가 지난 15일 최종 불발되면서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적혔다. 이어 “정산 관련 등 내용은 회사 내 공식 일정이 안내 나오면 다시 공유하겠다”며 “이번 일로 불편함을 드리게 돼 매우 죄송하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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