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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T, MS와 '1600억원' 대형 빅딜…자체 클라우드 경쟁력 축소 불가피

김영섭 KT 대표(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겸 이사회 의장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KT]
김영섭 KT 대표(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겸 이사회 의장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KT]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향후 5년 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계약을 맺었다. 전체 규모만 약 1600억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지난달 초 체결한 MS와 KT 간 업무협약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KT 클라우드의 전략에도 상당 부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계약 규모는 1억2000만달러(한화로 약 1658억원)다. 앞으로 5년 간 매년 약 320억원 가량을 지불하고 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이용하게 된다. 내부 시스템 일부를 전환하거나 공공·금융·교육 등 외부 고객사에 판매하는 용도다.

앞서 김영섭 KT 사장은 지난 6월 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당시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양사는 AI·클라우드 연구개발 공동 프로젝트를 비롯해 한국형 AI·클라우드·IT 서비스 개발, AI·클라우드 이노베이션 센터 구축, 인재 양성 등 협력 범위를 정해두고 이를 9월까지 구체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MS의 기술을 활용해 공공과 금융 분야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 및 AI주권 확보를 위한 '소버린 클라우드', '소버린 AI'를 개발해 한국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의 첫 단계로 KT 내부 시스템 일부를 MS 애저로 전환하거나 KT 인프라와 MS 기술을 결합한 형태로 공공·금융사에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KT는 앞으로 5년 간 MS 애저의 가상데스크톱서비스(VDI)인 '애저 버추얼 데스크톱(AVD)'을 비롯해 애저 MCFS(금융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데이터 브릭스(분석플랫폼), 애저 오픈AI, 애저 센티넬(보안) 등을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나 서비스 범위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KT가 보유 중인 14개 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MS의 AI 및 클라우드 기술을 공공, 금융 등 주요 고객사로의 확장을 위한 협력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다.

공공이나 금융 등의 분야는 현재 MS와 같은 외국계 클라우드 기업에겐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공공분야의 경우,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등을 필수로 획득해야 하는 만큼 이미 인증을 획득한 KT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우회적으로 진입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KT는 MS 애저로의 전환을 위한 필요 인력을 계속해서 채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MS 아시아태평양(APAC) 본부에서 체결한 LG CNS와 MS 간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식. 왼쪽에서 다섯번째가 당시 김영섭 LG CNS 사장. 왼쪽에서 두번째가 정우진 현 KT 컨설팅본부장. LG CNS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인 '클라우드 PC'에 MS의 업무 협업 플랫폼을 결합해 업무 혁신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MS 아시아태평양(APAC) 본부에서 체결한 LG CNS와 MS 간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식. 왼쪽에서 다섯번째가 당시 김영섭 LG CNS 사장. 왼쪽에서 두번째가 정우진 현 KT 컨설팅본부장. LG CNS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인 '클라우드 PC'에 MS의 업무 협업 플랫폼을 결합해 업무 혁신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 일각에선 KT가 장기적으로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축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클라우드 사업 및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 KT는 앞서 지난 2022년 4월 KT 클라우드를 분사하면서 클라우드와 IDC를 접목한 사업 확대를 힘을 쏟았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따라 사실상 자체 클라우드보다는 외산 클라우드 서비스 판매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본원적인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협력을 계기로 KT는 본격적인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자(MSP)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KT의 클라우드 사업 전략은 김영섭 대표가 LG CNS에 몸 담았을 때와 판박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 대표는 LG CNS 재임 시절 CSP(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역할을 포기하고 MSP로 전환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LG CNS는 LG 계열사의 IT시스템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한편 대한항공의 모든 IT 시스템을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맡으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업계에선 김 대표가 LG CNS에서 적용했던 성공 방정식을 KT에 이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달 초 있었던 조직개편에서 KT는 AI·클라우드사업본부, AI플랫폼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AI MSP 본격 추진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AI·클라우드사업본부 내에는 AI 에이전트담당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자회사인 KT 클라우드 역시 7월 1일부로 기술혁신센터를 새롭게 만들고 SK텔레콤 출신의 센터장을 영입하며 클라우드 사업 재정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KT가 자체 클라우드에 힘을 빼고 있다는 얘기는 공공연하게 들려오고 있다"며 "KT 클라우드만으로는 시장 확대가 힘든 만큼, MS와의 협력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AI·클라우드 MSP로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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