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이후 가상화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예고된다. 브로드컴이 VM웨어를 인수한 후 회사는 빠르게 수익성 강화 기조로 돌아섰다. 제품군을 간소화하고 가격책정 방식을 바꾼 게 대표적이다. 영구 라이선스를 보유하던 고객도 구독제로 바꿔야 할 처지에 닥치면서 기업들은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섰다.
업계에선 이번 상황이 VM웨어 독점적 지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자체 보고서에서 VM웨어 기업 고객 중 최대 20%가 올해 새로운 가상머신(VM) 스택으로 전환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VM웨어 고객들이 가격 인상과 지원 감소, 소프트웨어(SW) 번들 상품 의무 구독으로 지쳐 있다는 이유에서다.
VM웨어를 사용하던 고객들이 이탈 가능성을 보이자,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기업들이 떠올랐다.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는 뉴타닉스다. 이전부터 뉴타닉스는 VM웨어 경쟁사로 인식됐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사 솔루션을 VM웨어 직접적인 대안으로 적극 포지셔닝 하는 중이다.
뉴타닉스는 컴퓨팅·스토리지·네트워크를 단일 플랫폼에서 통합하는 하이컨버지드인프라(HCI) 분야 선구자로 꼽힌다. 최근엔 통합 클라우드 플랫폼을 내세워 사용 편의성과 비용 효율성 등으로 VM웨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VM웨어에서 자사 플랫폼으로 전환을 지원하는 도구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VM웨어가 무료 V스피어 하이퍼바이저(ESXi) 제공을 중단한 것도 뉴타닉스에 기회가 됐다. ESXi는 개인 외 VM웨어 도입 전 테스트용으로 사용됐다. 뉴타닉스는 이에 대응해 자체 하이퍼바이저인 AHV를 독립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엔 델 테크놀로지스와 협력도 발표했다. 뉴타닉스가 외부 스토리지와 협력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라지브 라마스와미 뉴타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열린 연례 콘퍼런스 ‘닷넥스트2024’에서 “최근까지 고객들은 VM웨어를 다른 하이퍼바이저로 교체하는데 관심이 없었지만, 상황이 바뀌고 이제 교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또한 브로드컴 사태로 고객들이 기존 스토리지 투자를 유지하면서 뉴타닉스와 협력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았던 외산 솔루션 기업들도 VM웨어 대안으로서 특징을 강조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상포테크놀로지 한국지사는 VM웨어 판매정책 변경 후 고민인 기업들 대상으로 ‘상포 HCI’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HCI와 데스크톱인프라(VDI), 네트워크 탐지·대응 시스템(NDR), 차세대 방화벽 등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지만 최근 VM웨어 대체 수요를 위해 파트너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상포테크놀로지는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으로 중소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지사를 통한 신속한 기술 지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드웨어 종류 상관없이 가상화 솔루션이 호환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회사는 “상포 HCI는 가상화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크, 보안 기본 구성 요소로 VM웨어와 동등한 기능을 제공한다”며 “고객 요구사항에 맞게 영구 라이센스와 구독 라이센스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소스 기반 가상화 플랫폼 ‘프록스목스’도 대안 솔루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데이터 백업 서비스 전문기업 더품은 지난 4월 프록스목스 기반 가상화 서비스를 출시했다. 프록스목스는 오픈소스 기반으로 만들어진 오픈소스 기반 소프트웨어로 사용료 자체는 무료다. 마이그레이션 등 기술지원이 필요할 때만 비용이 들어가다 보니 가격 경쟁력이 강점이다.
더품 측에 따르면 프록스목스 도입 시 비용은 VM웨어 대비 3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 기본 가상화뿐 아니라 클러스터, HCI 등 모든 구성을 제공할 수 있고, 엔터프라이즈 리뷰 사이트 ‘피어스팟’에서 가상화 솔루션 1위로 선정됐다. 기능과 성능, 가격 측면에서 프록스목스가 VM웨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품 측은 “벤더 중심 가상화 시장을 고객과 기술지원 파트너사 중심 생태계로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4월23일 프록스목스를 공식 출시했다”며 “이후 한 달도 안되는 사이 약 20개 고객사로부터 문의와 방문 시연 요청을 받으면서 많은 고객이 대안이 될 수 있는 가상화 솔루션을 찾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VM웨어 대안으로서 외산 솔루션들이 부각되고 있지만 저마다 약점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뉴타닉스는 VM웨어 대비 비용 효율성을 강조하지만 여전히 업계에선 높은 초기투자 비용을 지적한다. 이는 중소기업들에 진입장벽이 될 수 있고 기업들 투자수익률(ROI) 우려가 존재할 수 있다.
상포테크놀로지는 본사가 홍콩이지만 국내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반감을 해소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 특히 보안이나 데이터 관리 등 민감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업에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 프록스목스는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아 각 기업 의사결정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성공 사례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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