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소재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박대리>가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독자들을 위해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박대리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흑자전환 실패→ 연봉동결 실행'…SK온, 비상경영체제 돌입
SK온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조직을 효율화하고 흑자전환 달성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한다. 최근 전기차 시장 둔화 등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응해 변화가 필요한 모든 영역을 과감하게 바꾸고 더 높이 도약하겠다는 취지다.
SK온은 1일 전체 임원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고 발표했다. 각 지역에 분포된 사업장 상황을 고려해 화상으로 진행했다. 임원들은 이 자리에서 회사의 경영 상태와 조직개편 방향을 공유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우선 변화된 경영환경을 반영, 조직을 효율화한다. 업무 영역과 진행절차, 그에 따른 자원 배분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변화가 필요한 모든 영역을 과감하게 바꾸기로 했다.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하기로 했다. 위기상황에 대한 책임감을 강화하고 극복 의지를 대외에 천명하기 위해서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 전원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했다.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을 폐지하고, 성과와 역할이 미흡한 임원은 연중이라도 보임을 수시로 변경한다.
이와 함께 올해 분기 흑자전환에 실패할 경우 내년도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임원들에게 주어진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도 대폭 축소한다. 현재 시행 중인 해외 출장 이코노미석 탑승 의무화, 오전 7시 출근 등도 지속할 예정이다.
SK온은 다만 핵심 경쟁력을 지속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는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고객사에 대한 상시적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영업 조직을 권역별로 분리∙강화하기로 했다.
리비안, LG엔솔과 손잡나…46파이 배터리 협력설 '솔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공급 협력 검토에 나섰다.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탑재할 46파이 배터리를 받기 위해서다. 아직 46파이 배터리의 생산성이 낮은 초기 단계인 만큼, 기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을 늘려 중장기적 수급선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리비안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리비안이 2026년 생산키로 했던 보급형 전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2' 등에 탑재될 용도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물량과 시기 등은 알려진 바 없으나, 올 초에 진행했던 논의보다도 진전된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46파이 배터리는 지름 46mm에 다양한 길이를 가진 규격의 배터리로, 테슬라가 2021년 관련 콘셉트를 내놓으며 화두에 오른 바 있다. 기존 2170(지름 21mm, 길이 70mm) 규격 대비 에너지밀도·용량을 높인 장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원통형 배터리 특유의 생산성을 갖춰 불용공간 최소화·생산원가 절감 등의 이점을 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리비안은 현재 생산 중인 R1 플랫폼 기반 전기 픽업트럭 'R1T', 'R1S'용으로 2170 규격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삼성SDI가 대부분 물량을 전담하고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일부 물량을 소화하는 식이다.
리비안은 2026년 본격 생산할 보급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2'에 4695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것을 고려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주력 협력사였던 삼성SDI와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LG에너지솔루션과도 접점을 늘려 '듀얼 벤더' 체제를 확대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엔솔, 전기차용 LFP 첫 대규모 수주…르노에 39GWh 공급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첫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Renault)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Ampere)'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르노 본사에서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 사업부장 서원준 부사장, 자동차개발센터장 최승돈 부사장, 르노 CPO 프랑스아 프로보(Francois Provost) 부사장, CTO 질 르 보르네(Gilles Le Borgne) 부사장이 참석했다.
공급기간은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이며, 전체 공급 규모는 약 39기가와트시(GWh)로 순수 전기차 약 5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차량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IRA 공급망 강화하는 'LG엔솔'…호주 광산서 15년간 리튬 175만톤 공급
LG에너지솔루션이 호주 리튬 광산 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핵심 원재료 글로벌 공급망의 펀더멘탈(Fundamental·기초체력)을 더욱 강화한다.
2일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리튬 광산 업체 라이온타운(Liontown Resources Ltd.)과 대규모 리튬 정광 공급 및 전환사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튬 정광은 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원자재로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의 원료가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이르면 올해 말부터 15년 간 총 175만톤(t)의 리튬 정광을 추가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이는 한 번 충전에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약 500만 대 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전량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한다.
약 3450억원(약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라이온타운 전환사채 투자 계약도 이뤄졌다. 전환사채 투자는 투자자(LG에너지솔루션)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회사채를 의미한다. 회사 가치와 주가 등에 따라 투자자가 채권으로 원리금을 상환받을지, 혹은 주식으로 전환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등을 실현할지 등을 결정할 수 있어 안전한 투자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각형 개발·닛산 협력 힘 싣는 SK온…실적 개선 열쇠 되나
SK온이 최근 확보한 신규 수주에 각형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한 양산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닛산과의 협력을 위해 조지아 공장을 전환하는 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 1일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이후 분기 흑자전환을 달성키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내부 조직개편을 앞두고 각형 배터리 개발 부서를 신설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 수주 현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였던 개발 인력을 대거 투입, 다가오는 신규 수주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다.
SK온은 2022년 각형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 이래 폼팩터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주력으로 생산해왔던 파우치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안전성·높은 가격 문제로 전기차 캐즘(Chasm)에 따른 부진을 버티지 못하자, 신규 폼팩터로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젝트 수립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내부 개발 인력도 유동적으로 움직였다. 각형을 개발해왔던 기존 인력은 지난해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투입됐고, 올해 초부터는 본격적인 원통형 개발에 집중해왔다. 그러다 전기차 시장 내 각형 수요가 높아지자 인력을 재배치해 관련 조직 설립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 포항시 투자 로드맵 구체화…2조원 추가 투자
에코프로가 정부와의 기회발전특구 협약 체결을 계기로 포항 지역에 대한 투자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등 후속조치에 착수했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지난 1일 진행된 3분기 조회에서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관련해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포항을 철강도시에서 이차전지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라며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계기로 포항을 마더 팩토리로 삼아 캐나다 및 헝가리에 성공 노하우를 이식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에 대규모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제 및 재정 지원, 규제 특례 등을 패키지로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정부는 1차 기회발전특구로 에코프로의 경북 포항을 비롯해 총 8곳을 지정했다.
1998년 직원 한명으로 출발한 에코프로는 충북 오창에 본사와 생산 라인을 구축한 뒤 수주 물량 증대로 포항에 제2 생산 기지를 구축, 지난해 양극재 12만톤(SNE 기준)을 출하해 하이니켈 글로벌 양극 소재 1위를 기록했다.
BMW⋅아우디 전기차 판매 호조에…삼성SDI, 성장 '큰 걸음'
올해 1~5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중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곳은 삼성SDI로 나타났다. 고객사 BMW, 아우디, 리비안 등의 북미 전기차 판매 증가 영향이다.
3일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대표 김광주)는 올해 1~5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285.4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0%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p 하락한 22.3%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5.6% (35.9GWh) 성장하며 3위를 기록,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26.8% (13.7GWh)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SK온은 4.2% (13.9GWh)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3사 모두 준수한 성장을 나타냈다.
국내 3사의 전기차 판매량 따른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는 BMW i4/X/5와 아우디 Q8 e-Tron이 유럽에서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냈고 북미에서 리비안 R1T/R1S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BEV, PHEV 두 타입의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한 삼성SDI는 고부가 배터리 P5와 함께 P6를 신규 공급하며 2분기부터는 자동차 전지 부문 전체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K-배터리 3사, 非중국 글로벌 시장 합산 점유율 46.8%…전년비 1.4%p 하락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5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합산 점유율 46.8%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1.4%포인트(p) 하락한 모습이다.
5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비(非)중국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130GWh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성장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모두 5위권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한 33.3GWh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포드 머스탱 마하-E, GM 리릭 등 북미 현지 OEM 판매량과 유럽 내 테슬라 모델3·Y, 르노 메간 판매량이 호조를 나타냈다. 하반기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합작한 인도네시아 법인 'HLI그린파워'에서 EV3용 NCMA 배터리 셀 출하 시작에 따라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SK온은 5% 성장한 13.9GWh로 3위를 기록, 종전 3위였던 일본 파나소닉을 밀어냈다. 현대차그룹향 아이오닉5·EV6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줄었으나 포드 F-150, 메르세데스 EQA·B 판매량에 따라 성장세를 유지했다. SK온은 포드 전용라인인 미국 조지아 2공장을 현대차 라인으로 연내 전환하는 한편, 헝가리 3공장 가동을 통해 하반기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27.2%의 성장률을 기록, 13.7GWh의 배터리가 탑재되며 4위에 안착했다. 유럽 내 BMW i4·5·X, 아우디 Q8 E-트론·피아트 500 일렉트릭이 호조를 탔고, 북미에서는 리비안 R1T·R1S 판매량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삼성SDI는 고부가 배터리인 P5와 함께 신규 제품 P6를 공급하며 하반기 수익성 제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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