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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밀월에 원통형 개발까지…SK온, 적자 탈출 전략 시동 [소부장박대리]

SK온 코마롬 1공장 [ⓒSK온]
SK온 코마롬 1공장 [ⓒSK온]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출범 이래 줄곧 적자를 기록한 SK온이 하반기 흑자전환을 위한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 고객사인 현대자동차로의 배터리 공급 확대를 통해서다. 2분기부터 신규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는 만큼, 생산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신규 폼팩터로 택한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역량을 결집시켜 추가 수주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2분기 중 헝가리 이반차 공장(3공장)과 중국 옌청 2공장 가동에 돌입했다. 두 공장은 지난해 각각 화재가 발생했으나, 올해 초부터 설비 재반입·최적화가 시작되며 큰 일정 연기 없이 양산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반차·옌청 공장은 SK온이 2021년 투자키로 한 배터리 단독 공장이다. 각각 당시 기준 3조3100억원, 3조4000억원 가량 투자했으며, 이듬해 착공을 시작하고 지난해 말 시범생산에 돌입했다. 이 공장이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 확대(Ramp-up) 체제 구축에 돌입한다면 SK온의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88기가와트시(GWh)에서 올해 연말 152GWh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계획했던 단독 공장의 증설 투자가 이뤄지자 SK온의 투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투자될 공장이 포드 합작사인 블루오벌SK(BOSK, 129GWh)와 현대자동차 합작공장(35GWh) 두 건으로 줄어든 덕이다. SK온은 BOSK·현대차 등 증설 투자를 위해 프리IPO,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차입 등으로 재원을 확보한 바 있다.

헝가리 이반차, 옌청 공장 가동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력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전기차 수요 둔화 상황이 예상대로 하반기부터 개선된다면 두 공장의 램프업 시기와 맞물리며 배터리 셀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SK온이 헝가리 코마롬, 중국 옌청·창저우·후이저우 공장의 수율 개선 활동을 통해 노하우를 얻은 만큼, 신공장의 배터리 양품률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 어린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객사와 관련된 불안 요소도 일부 덜어냈다. 현대자동차와의 밀월 관계를 통해서다. 포드·폭스바겐의 물량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크게 줄었지만, 현대자동차로 향하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xEV용 배터리 물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조성 중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이 연말·내년초쯤 시작하는 점도 힘을 보태는 중이다.

SK온은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기(Chasm)에 따른 보급형 전기차 대중화 트렌드에도 대응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기존 하이니켈 삼원계(NCM) 배터리 생산은 유지하되, NCM523(니켈 50%함량)·NCM 622 등 미드니켈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는 모습이다. 그러는 한편 전압을 올려 에너지밀도를 올린 저가형 배터리(고전압 미드니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는 한편 '테슬라 배터리'로 주목 받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개발도 진행한다. 46파이 배터리는 지름 46mm에 길이를 80·95·120mm 등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에너지밀도를 높이되 원통형 배터리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현재 배터리 업계 부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온이 지난해부터 각형·에너지저장장치(ESS) 담당 인력을 투입해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SK온의 원통형 배터리 개발 과제로 기존 선두주자에 의한 진입장벽 돌파를 꼽고 있다. 이미 관련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파나소닉 등이 입지를 다지고 있어 이와 차별화될만한 요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들 업체가 원통형 주요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각형 배터리 개발은 이미 완료됐고, 원통형도 고민하다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언급했다. 이존하 SK온 부사장도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 부대행사 '더 배터리 컨퍼런스 2024'에서 기자·애널리스트 등을 만나 "각형에 이어 원통형 배터리도 현재 개발 중"이라며 "원통형 배터리 개발은 3~4년 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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