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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얹는 KT?…넷플릭스에 SKB 수준 조건 요구

김영섭 KT 대표가 제 42기 KT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 KT]
김영섭 KT 대표가 제 42기 KT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 KT]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KT와 넷플릭스 간 재계약에 난항이 예상된다. 넷플릭스와의 제휴 계약 갱신을 앞둔 KT는 최근 넷플릭스에 수익 배분 비율 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7월 넷플릭스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진행된 재계약 협상에서 수익 배분 비율을 SK브로드밴드 수준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2020년 넷플릭스와 처음 제휴 계약을 맺고, 자사 IPTV(인터넷TV)인 ‘올레TV’(현 ‘지니TV’)에서 넷플릭스를 서비스해왔다.

계약은 수익 배분 비율 방식으로, KT는 국내 IPTV 사업자 중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손 잡은 LG유플러스보다도 좋은 조건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망사용료를 포함해 수익 배분 비율을 올린 것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망사용료 없이 수익의 90%를 넷플릭스가 가져가는 조건으로 계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SK브로드밴드는 당시 IPTV 3사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제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망사용료를 두고 양사가 오랜기간 법정다툼을 벌여온 탓이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이른바 '망사용료 소송'을 통해 2020년 4월부터 장기간 갈등을 이어왔다.

SK텔레콤은 초기 인터넷 시장과 달리,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인터넷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만큼 네트워크 고도화에 일정 부분 기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망 투자는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의 의무라며 책임을 회피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았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3년여 만에 소송을 공식 취하한 것이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양측은 법적 분쟁을 종결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휴와 기술 협력 부분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SK브로드밴드는 망사용료와 함께 수익 배분 비율을 높여 제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KT는 이를 빌미로 최근 재협상 자리에서 수익 배분 비율을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선 이러한 KT의 요구를 두고 이미 마무리된 망사용료 분쟁에 숟가락만 얹으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도 그럴 것이 SK브로드밴드와 같은 ISP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는 해당 사안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KT는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간 망 사용료 이슈가 뜨거울 당시 사실상 방관했다"며 "다툼이 한창일 땐 발을 뺐다가 양사가 합의하니 그 과실을 함께 누리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업계는 협상 난항에도 불구, 재계약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2위이자 IPTV 1위 사업자인 KT를 통해 넷플릭스는 KT의 가입자와 마케팅 툴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KT가 940만9000명으로 압도적이다. SK브로드밴드는 672만8000명, LG유플러스는 544만5000명이었다. KT는 넷플릭스와 제휴한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와의 재계약 건과 관련, KT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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