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글로벌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빅테크 기업의 망 투자비용 분담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을 중심으로는 관련 논의가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4’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와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 간 망 투자격차(Investment Gap) 문제가 지적됐다.
GSMA 이사회 산하 정책(Policy) 그룹은 24일(현지시각)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투자 공정 분담 방안을 아젠다로 제시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선 유럽 통신사인 보다폰(Vodafone)과 텔레포니카(Telefonica) 등이 적극적인 추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빅테크의 망 투자 분담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 EU의 행정부 역할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연평균 트래픽 5%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에 망 투자 비용 분담 및 협상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의 의견을 수렴해 가칭 '기가비트연결법'(Gigabit Connectivity Act) 제정을 검토한 바 있다. 대형 CP들이 광대역 통신망 제공에 기여하도록 하는 게 이 법안의 골자다.
최근에도 이러한 의견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EC가 지난 21일 발간한 이른바 ‘DNA(디지털네트워크법·Digital Network Act)’ 관련 백서에는 ISP와 CP 간 트래픽 처리 방식이 과거와 달라진 만큼 망사용료 지급방식과 관련한 정책적 논의도 새롭게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망사용료와 관련해 정책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처음이다.
백서에서 EC 측은 "인터넷 상호연결 아키텍처는 CP의 자체 백본 및 전송 인프라 확장으로 변했다"라며 "현재는 캐시서버가 ISP의 네트워크에서 직접적으로 트래픽을 교환하는 ‘온넷’(ON-NET) 방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이 주제에 관해 활발한 논쟁이 있어왔고 앞으로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EU도) 신중한 논의를 거쳐 정책적 조치를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선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기 보단, 현안에 대한 사업자들의 의견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전세계 750개 통신사들이 참여하는 이동통신업계 최고 의사결정기구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업계에선 그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찍이 빅테크들의 망 무임승차를 막기위한 법제화에 나섰다. 국회에는 이른바 ‘망무임승차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지만, 장기간 계류돼 있는 상태다. '국내 전기통신망을 이용할 경우 망이용계약 체결 또는 망이용대가 지급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가운데 이번 MWC2024를 계기로, 법제화 논의가 동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5G 네트워크 투자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6G를 성급히 상용화하기보단, 5G 네트워크 구축에 투자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해야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6G 미래로 꼽히는 위성통신의 활성화와 정책 방향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통신은 차세대 이동통신인 6G와 결합하면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등 차세대 기술과의 융합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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