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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클라우드 요금은 어느나라나 비슷하다. 클라우드 요금이 아닌, 인터넷접속료가 해외보다 10~20배 비싼 것으로, (발제는) 국산 쌀과 외산 사과를 비교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국내 망사용료가 해외보다 비싸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세미나 기사 <"韓 망사용료 10배 비싸? 아시아 전역 동일">에 달린 댓글입니다.
앞서 아마존 산하 미국 게임스트리밍플랫폼 ‘트위치’는 돌연 한국 시장을 철수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망사용료가 다른 나라보다 10배나 비싸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는데요.
세미나에서 양승희 세종대학교 교수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를 중계하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서비스 요금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권역에서 동일하게 책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이에 반박했습니다.
여기에서 댓글은 비교군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가운데, 오늘은 ‘인터넷 접속료’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댓글은 클라우드 요금은 유사한게 맞지만 인터넷 접속료는 국내가 10~20배 비싸다는 입장인데요. 즉, 망사용료를 이야기하려면 국가별 클라우드 요금이 아닌, 인터넷 접속료를 비교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현실적으로 정확한 망사용료 수준을 추정하긴 어렵습니다. 통상 망 연동 당사자 간에는 기밀유지 협약(Non-disclosure agreement·NDA)을 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망 사용료를 지급한 선례는 물론, 지급의 근거가 될만한 데이터를 찾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트위치 조차 망사용료가 비싸다고 주장하면서도 방송통신위원회의 관련 자료 제출 요청에는 비밀유지 계약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 교수는 클라우드 요금이 아닌 CDN 서비스 요금을 비교했고, CDN 서비스 요금이 곧 인터넷 접속료라 봤는데요. 인터넷 접속료의 차이가 곧 망사용료의 차이를 유발하니, 국가별 인터넷 접속료를 비교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두 사람의 주장은 사실상 같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인터넷 접속료는 무엇일까요. 일단 인터넷 접속료를 이해하려면 해외 CP의 콘텐츠가 로컬 가입자에 어떻게 도달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로컬 가입자망과의 연결은 현지 서비스를 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인데요.
업계에 따르면 국내 CP가 로컬 가입자망과 연결해 해외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현지 ISP와 직접 연결하거나, 캐시서버와 로컬 ISP의 망을 확보하고 있는 CDN 업체를 통해 현지 ISP와 연결하는 방법이죠. CDN 서비스 요금을 통해 인터넷 접속료를 추정하는 이유입니다.
구체적으로 국내 CP가 글로벌 CDN을 통해 현지 서비스를 출시하는 경우를 살펴봅시다. CDN 업체는 CP로부터 돈을 받고 콘텐츠를 서비스하고자 하는 국가로 전송해 주는 동시에, 이 돈의 일부를 로컬 ISP에 지급합니다. 즉, CP는 CDN을 통해 ISP에 간접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제 확인해야할 건 국가별 인터넷 접속료의 차이 유무인데요. 양 교수가 공개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홈페이지에 따르면 CDN 서비스 요금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동일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기준 기가바이트(GB)별로는 ▲10테라바이트(TB) 이하는 0.129달러 ▲10~50TB 0.121달러 ▲50~150TB 0.056달러였습니다.
사업자별로도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아시아에서 GB당 구글 클라우드는 0.09달러, 아마존웹서비스(AWS)는 0.12달러, MS 애저는 0.129달러를 받았는데요. 지역별로는 구글 클라우드의 경우 오세아니아에서 가장 높은 요금을 받고 있었습니다.
오세아니아의 경우 아시아 요금 대비 22%까지 비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S 애저는 남미에서 CDN 서비스 요금제가 가장 비쌌습니다. 그 요금이 아시아보다 무려 81% 높았는데요. AWS의 경우는 반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CDN 서비스 요금을 받고 있었습니다.
업계에선 망사용료가 10배 이상 비싸다면, 상식적으로 CDN 서비스 요금에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CDN 사업자는 자사의 설비 비용과 ISP의 망사용료를 고려해 자사 CDN 서비스의 이용단가를 설정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한국 ISP의 망사용료가 해외보다 10배 이상 비싸다면 당연히 CDN 사업자가 한국에 콘텐츠를 전송하는 이용단가도 그만큼 차이가 나야 하나, 실제로 이용단가는 다른 국가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양 교수는 구글이 국내 ISP에 지불해야 할 적정 망사용료 규모를 2000억원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구글이 국내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타 사업자의 매출액 대비 망사용료 비율 등을 감안하면 구글의 적정 망사용료는 약 2000억원 수준이라는 계산입니다. 구글코리아의 2022년 추정 매출은 10.5조원으로, 2000억원은 매출의 2%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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