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22대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반도체벨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가운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이 위치한 '용인시 갑'에서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따라 교통·특성화 대학 등을 내걸었던 반도체 공약에 대한 실현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상식 후보는 득표율 50.22%(7만1030표)를 획득, 2위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득표율 43.83%)를 6.39%포인트(p) 격차로 따돌리며 용인시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용인갑은 19대, 20대, 21대에서 여당이 승리한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다. 특히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이겼으나 3개월 뒤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이겼을 정도다. 이번 총선에는 용인갑이 '반도체 벨트' 핵심 지역으로 급부상한 데다, 반도체 전문가인 양항자 의원 등과 각축을 벌이며 크나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상식 후보가 당선한 배경으로는 최근 몇 년 새 구도심 내 신지구 개발로 젊은 층 유입이 늘어난 점, 이상식 후보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용인시장 출마를 도전해 지역주민에게 익숙한 점, 이원모 후보가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전략공천으로 온 사례인 점 등이 꼽힌다.
이에 따라 향후 이 후보가 내놓을 공약이 얼마나 실현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는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해 '교통 문제'를 메인으로 내걸었다. GTX-A 용인역~용인시청역-이동남사-원삼을 연결하는 반도체 지선을 건설해 강남과 30분대에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최대 반도체 산업단지 구축에 필요한 인력 수급,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게 공약의 핵심이다. 서울 등에 집중된 인구밀도를 용인으로 전환하고, 교육 인프라도 확충해 산업과 연계된 인력도 늘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립 반도체 특성화 대학 설립도 내세웠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대만 신주산업단지 성공에는 스탠퍼드대학, 청화대학이 있었듯, 대학-R&D-제조라인이 결합해 탄탄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야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마이스터고⋅예술고 설립 추진 ▲ 산학 연계 고급인재 양성 과정 운영 ▲초⋅중⋅고등학교 신설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공약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수요 기업 기반의 교육 환경이 마련돼야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존 계약학과 등으로 설립된 반도체 교육 커리큘럼이 실제 업무와 동떨어진 탓에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석·박사 등 고급 개발 인력이 부족한 점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향후 반도체 경쟁이 초미세화·첨단 패키징 분야로 넓어지는 만큼, 중요 개발 인력의 수가 곧 경쟁력이 되고 있다. 현재 연구개발(R&D) 인력이 해외 등으로 유출되는 사례도 있어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인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발 빠른 규제 완화 등 정치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용인갑은 2047년까지 민관이 총 622조원을 투입, 국내 최초이자 단일 단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들어설 지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각각 360조원, 122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중 상당수 투자금이 이곳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K-칩스법, 반도체 인력 수급 방안 등 각종 부흥 정책이 있어왔으나 경쟁국 대비 저조한 편의 지원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반도체 산업이 사실상 국가전으로 보폭이 확대된 만큼, 정치적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만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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