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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단통법 고시, 이용자 차별만 심화시킬 것"

휴대폰 대리점.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고시 제정에 대해 한 시민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행정예고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고시 내용을 보면 ▲법·시행령·고시 등 법률적 충돌 문제 ▲전환지원금 상한액 50만원 설정 근거 없음 ▲전환지원금 무차별적 지급에 따른 문제 발생 우려 ▲이용자 전환비용과 무관한 동일 지원금 지급으로 알뜰폰(MVNO) 사업자 피해 야기 위험 등이 뒤따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고시 제정이 이용자 차별 등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6일 방통위는 이동통신사를 변경하는 번호이동 시 지원금 지급이 가능한 내용의 단통법 개정안 시행령을 의결했고, 시행령 하위 법령을 만들기 위한 행정예고에 돌입했다. 해당 고시에는 통신사가 위약금, 심(SIM) 카드 발급 비용, 장기 가입혜택 상실 비용(위약금 등)을 50만원 이내에서 전환지원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법, 시행령, 고시 등의 법률적 충돌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현행 단통법은 가입유형별 차별적 지원금 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부당한 차별 여부의 기준만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는데 이번 고시는 '부당한 차별 기준'에 대한 언급이 없을 뿐 아니라 번호이동 시 지급하게 될 전환지원금에 대해서도 아무런 기준 없다는 이유에서다.

법이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가입유형별 지원금 차별행위가 아무런 기준 없이 적법해지고 가입유형별 차별을 오히려 유도하는 셈이 된다고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설명했다.

전환지원금의 상한액을 50만원으로 설정한 부분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법령에서 특정 수치나 범위를 적시하기 위해서는 그 수치나 범위를 산출하게 된 명확한 근거가 제시돼야 하지만, 방통위가 고시에서 제시한 상한액 50만원은 설정 근거도 불명확하고 향후 그 영향을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전환지원금 대상에 대한 기준이 없어 무차별적 지급에 따른 문제들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현 고시에서 추가적인 전환지원금 지급을 모든 번호이동 이용자를 대상으로 함에 따라 번호이동 의지가 없었던 이용자까지 불필요한 단말기를 구매하도록 유도하게 되면 보조금 중심의 번호이동 시장이 과열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잦은 단말기 교체·보급에 따른 가계통신비 증가와 자원낭비 등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작용과 함께 단통법이 추구하는 가입유형 간 차별금지를 오히려 대폭 확대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이용자의 전환비용과 무관하게 동일 지원금을 지급하게 될 경우, MVNO 사업자에 대한 타격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전환지원금에 대해 최소한의 기준조차 없다 보니 알뜰폰 이용자는 무약정 등으로 위약금 같은 전환비용이 발생하지 않음에도 전환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구조적으로 알뜰폰 가입자가 이통 3사로의 이동을 과도하게 촉진하는 결과를 초래해 알뜰폰 사업 기반 자체가 위축되거나 무너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에 대해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방통위는 단통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 고시 제정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우려와 지적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안전장치 및 대안을 꼭 제시해주길 바란다"며 "만약 방통위 혼자 힘으로 벅차다면 앞서 시민중계실이 제안한 바와 같이 방통위, 소비자단체, 통신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관련 협의체를 지금이라도 구성하길 재차 제안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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