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가칭·플랫폼법)’ 제정 추진 소식에 업계 반발이 거센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글로벌 기업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를 찾았다. 하지만 암참 소속 회원사 중 구글·애플 등 법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주요 업체가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간담회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공정위는 육성권 사무처장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암참을 방문해 플랫폼법 제정 추진에 대한 글로벌 업계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11일 육 사무처장이 암참을 방문해 법 제정 취지와 주요 내용을 설명한 데 이어, 암참 측 추가 요청에 따라 마련됐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앞으로도 공정위와 글로벌 기업 간 소통 창구 및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며 입법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공정위가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달라고 요청했다.
육 사무처장은 “디지털 경제에서 소비자와 역량 있는 중소 플랫폼·스타트업 보호를 위해선 지배적 플랫폼의 반칙행위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라며 “법 제정으로 플랫폼 시장의 경쟁 환경이 개선되고 아이디어만으로 시장에 진입해 성장할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법의 적용 대상 기준 및 절차는 국내·외 구분 없이 명확하고 투명하게 마련되고, 국적에 따른 차별 없이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며 “법 제정 추진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간담회엔 구글·애플 등 플랫폼법 대상 해외 기업으로 유력한 곳들이 자리하지 않았다. 대신 퀄컴, 매치닷컴, 유니퀘스트 등 사실상 법 적용과 거리가 먼 기업들이 참석했다.
불참한 사업자들은 플랫폼법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견을 나누는 것을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플랫폼 업계도 앞서 비슷한 이유로 공정위와의 간담회에 응하지 않았다. 앞서 공정위는 이달 초 IT협회 연합체인 디지털경제연합과 간담회를 갖고 법 관련해 논의하기로 했지만 양측 입장 차로 끝내 무산됐다.
해당 단체엔 플랫폼 규제와 직결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등이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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