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매해 유망한 인공지능(AI) 기업 100곳을 선정하는 ‘이머징 AI+X 톱100(이하 AI+X 톱100)’을 향해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021년부터 4년 연속, 매년 똑같은 이름의 기업이 톱100에 올랐다. 정부 이름을 빌려 진행하는 행사지만,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이머징 AI+X 톱100은 지능정보산업협회(AIIA)가 AI를 이용해 여러 산업(X)과 융합해 혁신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100개 기업을 선정하는 제도다. 대상은 투자를 통해 미래 가치가 기대되는 초기단계(Early Stage) 기업, 국가 차원의 육성 지원이 필요한 곳이다. 다만 신규 사업으로 대규모 AI 분야 투자를 진행하고 있거나 혁신 AI 제품‧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 기업은 예외적으로 포함한다. 선정 목적상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제외된다.
AIIA 사무국은 AI+X 톱100 자료를 중심으로 각 기업 성과를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및 유관기관에 대한 정책 지원 건의, 투자사와의 연계 등 생태계 조성을 위한 주요 자료로도 활용하겠다고도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정 기업이 계속해서 선정돼 변별력이 없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다.
15일 <디지털데일리> 조사 결과 지난 4년간 AI+X 톱100에 선정된 기업 중 한해도 빠지지 않고 선정된 기업은 총 43개 기업이다. 3년 이상 선정된 기업도 20여곳이 넘는다.
기업 면면이 바뀌지 않는 것과 별개로, 유망 기업을 발굴한다는 제도와 달리 1차 평가를 기업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직원 수 등 정량지표로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작 조명받아야 하는 스타트업은 고배를 마시고 이미 자리를 잡은 기업들만 반복해서 선정된다는 비판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일종의 졸업반을 만들어서, 궤도에 오른 기업들을 위한 코너와 스타트업을 위한 코너를 분리해야 하지 않나 싶다. 선정되는 기업 중 일부는 ‘이런 기업이 스타트업들 사이에 왜 있지’ 싶은 곳들도 있는데, 떨어지는 기업도 많은 상황에서 이러면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AIIA 관계자는 “왜 떨어졌냐는 문의가 많은데, 신뢰성이 있어야 하다 보니 일차적으로 정량지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고 답했다.
제도에 대한 불만은 평가에서 떨어진 기업뿐 아니라 선정된 기업에게서도 나온다. 4년 연속 AI+X 톱100에 선정된 기업 관계자는 “일단 매년 신청은 하고 있지만 선정 기업도 안 바뀌어서 의미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특히, AI+X 톱100 제도 운영 주체에 대한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100개 기업에 꼽힌 기업 중 일부는 자사의 선정 소식을 알리면서 해당 제도를 과기정통부가 주최했다고, AIIA는 과기정통부 산하법인이라고 표기됐다. 이는 사실과 다른 오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X 톱100은 과기정통부에서 예산을 배정하는 행사가 아니다.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AIIA 관계자도 “과기정통부와 상관없는 협회 주최 사업이 맞다. 잘못된 내용이 퍼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별 기업들에게 연락해서 수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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