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은 지난해 많은 산업군에 변화를 가져왔다. 전세계적 AI 열풍 속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교차한다. AI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높은 기업가치를 받으며 공고하던 시총 순위를 흔들며 도약하는 반면, 흐름에 뒤쳐지는 기업들은 새 성장동력 마련에 과제를 안게 됐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12일(현지시각)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정상에 올랐다. 전날인 11에도 MS는 장중 한때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가 2위로 마감했다. 하루만에 종가 기준으로도 시총 1위 자리를 탈환한 셈이다.
MS 주가는 한 주 동안 3% 이상 올라 시가총액이 약 2조8900억달러(한화 3800조원)에 달했고, 애플 주가는 3% 넘게 떨어져 평가액이 2조8700억달러(약 3774조원)로 낮아졌다. MS가 미국 뉴욕증시 대장주인 애플을 근소한 차이로 추월한 것이다. MS가 애플 시총을 넘어선 건 2021년 11월 이후 2년2개월만이다.
MS와 애플은 지난해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인 ‘매기니피센트7(M7)’에 속해 성장세를 보였다. 두 기업 시총 간극이 크지 않은 만큼 순위는 언제든 다시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양사 전망은 사뭇 다르다.
MS는 올해 주가가 지속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는 반면 애플은 아이폰 수요 부진으로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는 등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지난 1년간 주가를 보더라도 MS 주가는 62.9% 증가한 반면 애플은 39.4% 상승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MS 올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약 8% 정도이고, 이렇게 되면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하게 된다”고 전했다. 시총 3조달러를 넘어선 유일한 기업은 애플이다.
MS가 올해 시장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에 주목받는 이유는 ‘AI’ 때문이다. MS는 오픈AI에 발 빠르게 투자하며 긴밀한 관계를 구축, 생성형AI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생성AI 기반 비서 역할을 하는 ‘코파일럿’도 본격 선보인다. 여기 더해 MS는 AI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클라우드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전망만 보면 올해는 MS가 미국 주식시장 1위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뉴욕증시 1위 기업은 전세계 상장사 중 투자자들이 가장 가치 있다고 평가 받는다. 해당 기업이 주력하는 사업군이 전세계 트렌드가 된다고도 볼 수 있다. 즉 MS가 주력하는 생성형AI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분야라고 볼 수 있다.
생성형AI 물결로 인한 수혜는 하드웨어 기업들까지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AI 전용칩을 생산하는 엔비디아 주가 상승세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생성형AI 열풍엔 AI 처리 속도를 높이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고성능 GPU를 탑재한 AI서버를 판매하는 델 테크놀로지스 주가도 지난 1년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9월경 델 주가는 하루에만 20% 가량 뛰었고,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아닌 델을 ‘최고 하드웨어 기업’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델은 글로벌 PC 수요 감소에 지난해 3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모두 감소하며 부진했지만, 서버·네트워킁 관련 매출은 9% 가량 상승했다. 투자업계선 당장 실적보다 델이 생성형AI 수혜를 받는 기업이 될 것으로 본다. 지난해 5월 엔비디아와 함께 기업들이 보유한 데이터로 생성형 AI를 만드는 ‘프로젝트 헬릭스’를 선보인 후에도 지속적인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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