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2025년 1억대 PC에 인공지능(AI)을 활성화시키겠다.”
인텔은 지난 10월 20일 AI PC 가속화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이같은 목표를 천명했다. PC 업계 전반에서 AI 개발속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된 혁신 이니셔티브로, 독립 하드웨어 벤더 및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를 AI 툴체인과 공동 엔지니어링, 하드웨어, 설계 자원, 기술 전문성 및 공동 마케팅 기회 등 인텔이 보유한 자원과 연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특히,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 9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 2023에서 글로벌 미디어들과 만나 “AI PC가 애플 맥이나 다른 대체 장치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같은 자신감의 발로가 바로 지난 14일(현지시간) 정식 소개된 ‘인텔 코어 울트라’다. ‘코어 울트라’는 인텔이 지난 6월 코어 프로세서를 리브랜딩하면서 내놨던 신규 플랫폼이다. 당초 14세대로 구분될 계획이었던 코드명 ‘메테오레이크’는 이전과 달리 세대 구분과 ‘i’ 브랜드가 제외되면서 ‘코어 울트라’로 불린다. 단순 도식화하면 ‘코어 울트라’의 1세대인 셈이다.
인텔이 과거로 선을 긋고 새로운 시작을 알린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만큼 많은 변화를 담고 있다는 의미다. 인텔은 전사적으로는 40년만의 변화, 브랜드 면에서는 15년만에 대대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인텔은 이번 코어 울트라가 적용된 제품을 ‘AI PC’라 불러야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인텔이 가리킨 바와 같이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는 처음으로 신경망프로세서유닛(NPU)가 내장됐다. 이와 함게 인텔 포베로스 3D 패키징 기술을 적용한 최초 PC용 칩렛 기반 제품이다. 극자외선노광장비(EUV)가 첫 적용된 ‘인텔4’공정으로 설계됐다. GPU 역시 최초로 인텔 아크가 내장형으로 변화했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꽤 여러 곳에서 나올만큼 공을 들였다고 볼 수 있다.
NPU 첫 내장…온 디바이스 생성형 AI 시대 개막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는 크게 4개의 타일로 구성돼 있다. 인텔4 공정이 도입된 컴퓨트 타일, NPU가 최초 내장된 SoC 타일, 각각의 연결을 돕는 IO 타일과 그래픽을 관장하는 GPU 타일로 나뉘었다. 각각의 타일은 인텔 첨단 패키징 기술인 포베로스가 도입됐다.
포베로스 3D 패키징 기술 도입으로 인텔은 프로세서 구성의 유연성을 획득했다. 분산형 구조는 트랜지스터와 공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타일간 데이터를 어떻게 전달하는가가 문제다. 타일간 간격이 멀수록 전송통로가 길어져 속도와 지연시간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인텔은 포베로스를 통해 범프 피치를 10배 개선하고 타일간 데이터 전송도 표준 IO 대비 10빼 빠르게, 지연은 1% 미만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 타일 구성의 단점을 극복하고 성능과 전력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인텔4 공정이 도입된 컴퓨트 타일은 면적 스케일링을 최대 2배 향상시키면서 20% 이상의 전력효율을 얻을 수 있게 됐다. IO타일은 인텔의 여러 연결성을 포함한 타일로 통합된 썬더볼트4 및 5세대 PCle를 제공한다.
GPU 타일은 인텔 아크 그래픽 아키텍처를 클라이언트 SoC에 통합했다. 성능과 전력효율이 높아져 외장형에 준비하는 수준으로 올랐다.
Xe-HPG 마이크로아키텍처의 최신 기능 세트와 Xe-LP 마이크로아키텍처의 전력 최적화 설계를 결합해 메테오 레이크 GPU 용 새로운 Xe-LPG 마이크로아키텍처를 개발했다. 새로운 GPU 는 이전 세대의 모바일 프로세서에 비해 최대 2 배의 그래픽 성능과 와트당 성능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드웨어 가속 레이 트레이싱, 가변 속도 쉐이딩 및 샘플러 피드백을 포함한 DX12 얼티밋(Ultimate)과 같은 최신 기능이 포함돼 있다.
Xe 미디어 엔진은 그래픽 타일에서 분리돼 SoC 타일의 일부로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GPU 쉐이더로 실행됐던 AV1 필름그레인 기능의 하드웨어 지원이 추가됐다. Xe 미디어 엔진은 인코딩과 디코딩을 위한 두 개의 MFX 또는 멀티포맷 코덱 엔진으로 구성된다. MFX 엔진은 재설계된 HDR 톤 매퍼를 포함하고 있으며, 더 높은 처리량을 제공하기 위해 단일 블록으로 설계됐다. 최신 코덱에 대한 지원을 포함해 최대 8K50 HDR 지원한다.
또한 메테오 레이크 Xe 디스플레이 엔진은 분리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디스플레이 엔진은 그래픽 타일에서 분리되며 SoC 타일에 포함된다. 미디어 엔진과 상호 작용하여 전력을 절약하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한마디로 SoC 타일과의 협업을 통한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GPU 타일뿐만 아니라 여러 타일들의 전력효율에 도움을 주는 SoC 타일은 최초 NPU가 적용된 곳이다. 전력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전력 E-코어가 추가됐다. 즉, SoC는 단순일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SoC 타일은 NPU를 통합해 오픈비노와 같은 표준화된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와 호환되는 전력 효율적인 AI 기능을 제공한다. 와이파이 6E를 포함한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8K HDR 및 AV1 코덱, HDMI 2.1 및 디스플레이 포트 2.1 표준을 지원하는 미디어 기능도 포함됐다.
사실상 AI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주는 SoC의 활용성과 효율성으로 인해 차세대 PC가 ‘AI PC’로 불릴 수 있게 된다. ‘인텔 코어 울트라’는 준수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전성비를 크게 키워 온 디바이스 생성형 AI를 실현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다진 첫 세대 제품이 되는 셈이다.
AI PC 효율성 담보
실제 성능을 견줘보기 위해 ‘인텔 코어 울트라 7 155H’ 프로세서가 장착된 레퍼런스 노트북을 통해 테스트에 나섰다. 테스트 모델은 16GB 메모리 기반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11 프로 운영체제로 작동한다. 결과값은 레퍼런스 모델이기 때문에 실제 상용제품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김프(Gimp)에서 ‘스테이블 디퓨전’ 생성 AI 기반 이미지를 생성해봤다. 텍스트를 AI 통해 이미지로 자동 변환해주는 기능으로 인텔 역시 코어 울트라 시연에서 주로 사용해온 프로그램이다.
조건으로는 ‘집 안에서 놀고 있는 두 마리의 고양이 이미지를 요구했다. 동일 조건에서 CPU만으로 생성형 이미지 테스트에 돌입했을 때 걸린 시간은 3분17초를 기록했으나 GPU 설정으로는 19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대략 10배 더 빠른 속도를 보여줬다. 이번에는 NPU의 도움을 받았다. 이 때 걸린 시간은 총 17초로 더 짧은 시간이 소모됐다.
여러번의 비교 테스트에서도 ‘GPU만’ ‘GPU+NPU’는 비슷하거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정도의 차이를 보여줬다. 다른 점이라면 ‘소음’에 차이가 갈린다. GPU만으로 돌렸을 때 들리는 거침없는 팬 소리가 NPU의 도움을 받았을 때는 다소 조용하다. 전력효율면에서 NPU에 더 혜택이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윈도 스튜디오 이펙트를 통한 웹캠 테스트에서도 오토매틱 프레이밍이나 아이 컨택트 기능 활성화가 민첩하게 이뤄짐을 알 수 있다. NPU가 개입하면서 신속한 처리 능력을 보여준다. 특히 배경화면의 흐림효과 역시도 여러 차례 몸을 움직이거나 고개를 돌렸을 때 빈틈없이 실시간으로 흐림 처리를 해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CPU 벤치마크 툴인 ‘긱벤치6’을 통해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성능을 테스트했다. 전반적인 PC 성능을 가늠하기 위해 UL ‘PC마크10’을 사용했다. 게임성능 측정에는 UL ‘3D마크’를 통해 ‘타임 스파이 DX12’와 ‘파이어 스트라이크 DX11’,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 벤치마크인 ‘포트 로얄’을 구동시켜봤다.
추후 상용제품의 경우 제조사와의 조합을 통해 보다 높은 성능과 전력효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짧은 시간동안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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