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감염병의 풍토화)과 함께 시작된 게임업계 부침이 길어지고 있다.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으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국내 주요 게임사가 고민의 결과물을 들고 부산을 찾는다. 이번 ‘지스타 2023’에선 업계의 주력 상품이었던 모바일 게임뿐만 아니라, 다수의 PC와 콘솔 게임도 즐비하다. 체질 개선에 성공해 홀로 호황을 누린 넥슨이 불참한 상황에서, 얼어붙은 게이머 마음을 녹일 다음 ‘게임체인저’는 누구일까.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최대 게임쇼에 빠질 수 없는 화제거리는 바로 게임사 수장들의 참석이다. 최근 3년간 코로나19 및 이태원 참사 여파로 좀처럼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했던 ‘지스타(G-STAR)’지만, 올해는 100% 사전예약으로만 티켓을 판매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한 상황이다. 8년 만에 부스를 차린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9년 만에 돌아온 스마일게이트RPG까지 합류하면서 역대 최대 지스타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지스타2023’에서 국내 대형 게임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물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참석이 점쳐진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장·차관 차주 일정을 지난 10일 공개했는데, 유인촌 장관은 오는 15일 지스타 현장점검 및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유 장관이 일정 변동 없이 이번 지스타에 오게 된다면, 문체부 장관 참석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지난 2008년부터 2년 연속 참석한 유 장관을 제외하면 2013년 유진룡 전 장관, 2019년 박양우 전 장관 등이 전부다.
앞서 유 장관은 경기도 성남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의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만났을 당시에도 올해 지스타에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달 23일 유 장관은 보란 듯 지스타 점퍼를 입고 나타나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청년 게임 개발자, 노동조합 대표들을 격려했었다.
유 장관은 당시 “(과거 문체부 장관 시절에) 매년 빠지지 않고 지스타를 들여다봤었다”면서 “올해 지스타에도 직접 가보겠다”고 강조했다. 게임 주무부처 장관이 게임 전시회를 참석한다는 것 자체는 특이점이 아니다. 그러나 과거를 살펴보면 지스타에 참석한 문체부 장관은 의외로 드문 편이어서 오히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일례로 유 장관 전임이었던 박보균 전 문체부 장관 또한 지스타에서 한 번도 얼굴을 비춘 적이 없다. 박 전 장관은 지난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갑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되면서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이 대신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과 개막식을 이끌었다.
유 장관 참석이 확정됨에 따라 국내 게임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와 여론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이번 지스타에서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이용자를 만날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가장 궁금해 하고 있다. 우선은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8년 만에 지스타에 복귀하고, 게임 주무부처 장관인 유 장관이 직접 참석하는 만큼 김 대표도 지스타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엔씨 관계자는 “대표 참석에 대해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만약 참석할 경우, 장관과의 만남을 위해 지스타 개최 하루 전날 얼굴을 비출 수도 있다. 또한, 개막식 행사에 지스타 부스를 낸 게임업계 대표들이 대부분 참석하는 만큼, 개막식 참석 모습이나 기업 및 소비자 간 거래(BTC)관에서 엔씨 부스를 점검하는 모습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엔씨 부스는 출품작 소개를 비롯해 ▲틀크러쉬, 블레이드앤소울(BS)S, 프로젝트G, 프로젝트M, LLL, 쓰론앤리버티(이하 TL) 작품 시연 ▲인플루언서 행사 ▲미디어 공동 인터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엔씨처럼 스마일게이트RPG도 오랜만에 부스를 낸 만큼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참석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권 CVO는 지스타에 공식적으로 참석한 적이 없다. 다만 지난해 ‘버닝비버2022’ 행사 첫날 미디어보다 일찍 참석해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격려한 바 있어 올해 참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특히, 스마일게이트RPG는 지스타2023에서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이다. 지스타 모바일게임 출품작 중 이용자들로부터 가장 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히트 상품인 ‘로스트아크’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작품인 만큼 권 CVO가 애정을 갖고 부스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여기에, 스마일게이트는 이번 지스타에서 출품작 부스관과 인디게임 전시에 초점을 맞춘 스토브인디관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지스타2023 메인스폰서로 참여하는 위메이드는 장현국 대표가 참석한다. 올해도 장 대표가 전면에 나서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오는 16일 위메이드의 올 한해를 돌아보고 내년 행보에 대해 알릴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이드 BTC관 부스에서는 위메이드엑스알이 개발한 미출시 기대 신작 ‘레전드오브이미르’, 라운드원스튜디오가 개발한 ‘판타스틱4 베이스볼’을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최근 지스타 개막식에 꾸준히 얼굴을 비춰온 권영식 넷마블 대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은 올해 지스타 참석 가능성이 높다. 넷마블과 크래프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BTC관에서 참관객들을 맞이한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업 간 거래(BTB)관에서 고객사들을 만나 퍼블리싱 관련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스타2023에 오랜만에 참석하는 대형 게임사가 두 곳이나 있어 예년보다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유인촌 장관이 직접 지스타 참석을 거론한 만큼, 업계인들에게는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욱 의미 있는 지스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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