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다음달 중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양사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네이버는 커머스와 콘텐츠 매출이 전체 실적을 끌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올랐지만, 카카오는 구조조정과 일회성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다음달 3일, 카카오는 9일 2023년 3분기 실적을 각각 발표한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집계한 결과, 네이버 3분기 연결 매출은 2조4616억원, 영업이익은 3682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7%, 11.5% 성장한 규모다.
카카오 3분기 연결 매출은 2조2319억원, 영업이익은 1316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5% 하락한 수치다.
◆네이버는 ‘선방’, 카카오는 ‘주춤’
먼저 네이버 경우, 어려운 업황 속 비교적 선방했다는 것이 증권가 평가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은 성장이 아직 둔화한 상태이나 커머스와 콘텐츠 부문이 이번 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네이버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서치플랫폼은 국내 광고시장 성장 둔화가 이어지며 부진한 성장률을 기록하나, 커머스 거래액(GMV) 성장률이 국내 커머스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커머스에서 도착보장솔루션, 브랜드스토어 수수료 인상 및 포시마크 수익성 강화로 성장 견인을 기대하는 한편, 콘텐츠는 전년동기대비 81.5% 성장하며 전분기 웹툰 유료 이용자 수 및 거래액 증가 효과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카카오는 엔터프라이즈, 엔터테인먼트 인력 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이 성장을 발목 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자회사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과 인공지능(AI) 관련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바닥을 확인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와 북미 통합 법인을 내며 전년 대비 매출 성장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이나, 사법리스크는 실적에 불안 요소다. 현재 카카오는 올 초 SM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혐의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됐으며,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오는 23일 오전 조사를 위한 출석을 통보받았다.
◆올해 양사 화두였던 AI 사업, 실적 적용은 ‘내년부터’
올해 상반기부터 양사가 중장기적 실적 개선 수단으로 꼽은 인공지능(AI) 사업 효과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 8월 기존 모델을 고도화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이후, 네이버 판 챗GPT인 ‘클로바X’와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 등 관련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는 대기업 계열사 및 금융권과 ‘클로바스튜디오’와 ‘뉴로클라우드’ 등 기업간거래(B2B) AI 서비스 도입을 논의 중이다.
카카오 역시 기존 모델을 향상한 ‘코GPT 2.0(가칭)’을 연내 선보여 이를 카카오톡에 접목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 카카오는 구체적인 발표 시기를 확정 짓지 못했다. 일각에선 카카오 생성형 AI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내년에 구체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큐: 베타 서비스가 공개된 후 실시간 데이터를 반영해 지도, 예약, 쇼핑 등 네이버 자체 서비스들과 연동돼 탐색-구매-결제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구현이 가능함을 입증했다”며 “올 4분기부터 B2B 고객향 서비스가 시작되며 본격적으로 AI 관련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AI 같은 신성장 사업은 내년도부터 사업의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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