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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성장 이룬 네카오 커머스, 올해 수익성 확대 ‘고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해 커머스 부문에서 두자릿 수 성장에 성공했다. 엔데믹 전환 속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 단 올해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양사는 수익성 확대 전략에 고삐를 쥔다. 포털과 메신저로 대표되는 각 사 플랫폼을 중소상공인 대상 마케팅 솔루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유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성장을 이뤘으나,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8조2201억원대로 전년대비 20.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6% 감소한 1조3047억원이다. 카카오도 지난해 매출 7조1071억원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805억원으로 2% 줄었다.

양사 커머스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대비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네이버 커머스 매출액은 1조8011억원으로 전년대비 21% 증가했고, 카카오 톡비즈는 1조9017억원으로 16% 늘었다. 단 4분기 매출만 비교하면 카카오 톡비즈 성장이 둔화됐다. 네이버 지난해 4분기 커머스 매출은 48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3% 늘었지만 카카오 톡비즈는 9%에 그쳤다.

이에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톡비즈 부문 광고 사업은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광고주 전반적인 예산이 축소된 가운데, 서비스 복구 지원으로 인한 광고 중단 여파가 더해져 매출 성장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커머스 사업은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수익성을 끌어낼 수 있는 핵심 영역이다. 양사가 사용자뿐 아니라 판매자들 수요에 맞춰 신규 카테고리를 만들고 서비스 편의성을 더하는 이유도 불확실한 거시경제 속에서 최소한 역성장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분기 기준으로 보면 네이버 커머스 거래액 성장을 이끈 건 여행·예약 서비스와 브랜드스토어,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크림이었다.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서비스들로, 거래액 대비 매출액이 더 빠르게 성장했다. 여기에 네이버는 올해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을 본격 확장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즉 네이버에 입점한 브랜드사들이 고객들을 더 효과적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는 의미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솔루션을 활용해 브랜드사들이 더 많은 충성 고객을 유치할수록 네이버 역시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는 라이브커머스와 머천트솔루션, 도착보장 등 버티컬 커머스 비중을 확대한다.

도착보장이나 패션타운 등 신규 서비스와 크림 거래액이 우상향 추이를 보이는 가운데, 안정화 시기에 맞춰 수수료 인상을 포함한 매출 증대 효과도 꾀하고 있다. 네이버는 경쟁사 대비 수수료가 낮은 상황이다. 향후 경쟁·규제 환경을 고려해 수수료 인상을 검토할 계획이다.

최수연 대표는 “신규 브랜드 스토어 입점을 지속하고, 도착보장 솔루션을 시작으로 브랜드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고객관계관리(CRM) 마케팅 솔루션을 순차적으로 출시, 검색 내 브랜드 탐색 경험 또한 개선해 네이버 쇼핑에 보다 강력하게 록인(Lock-in) 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도 4분기 톡채널 메시지와 선물하기 배송 및 직매입 상품 견조한 성장을 기록했다. 톡비즈 거래형 사업만 보면 4분기 통합 거래액이 전년동기대비 7%, 연간 거래액은 전년대비 17% 늘었다.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 외에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까지 성장하면서 전체 거래액이 높아졌다.

카카오 대표 서비스인 선물하기는 단가와 마진율이 높은 카테고리 중심으로 확장한다. 4분기 명품·패션 카테고리 내 ‘자기구매율’은 절반 가까이(48%) 차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비력 높은 중장년층 유입을 위해 명품·패션 외에 프리미엄 식품 카테고리도 확장한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카카오 역시 브랜드사를 통한 충성고객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가 새로운 수익모델로 계획하고 있는 건 톡스토어와 톡채널 간 결합이다. 카카오톡을 활용해 판매자들 마케팅을 돕는다는 취지다. 대표적으로 상반기 중 커머스 전용 채널 메시지 기능을 출시한다. 톡스토어 판매자들이 구매 데이터 기반으로 정교한 타깃팅 광고를 발송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한다. 사용자가 브랜드 소식을 보고 바로 톡스토어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인수한 포시마크(위)와 카카오톡 프로필 개편
네이버가 인수한 포시마크(위)와 카카오톡 프로필 개편
네이버와 카카오는 커머스 부문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다만 신사업 역시 적자를 감수한 전폭적인 투자가 아닌 수익성을 고려한 속도조절이 함께 이뤄지는 모습이다.

네이버가 인수한 북미 최대 패션 C2C 플랫폼 포시마크는 이미 사용자들 대상으로 15% 가량 수수료를 받고 있다. 올해 1분기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도 충분한 상황이다. 일본에선 올해 쇼핑 검색 광고 상품을 준비 중이다. 광고 상품이 출시되면 일본에서도 커머스 광고 부문에서 긍정적인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는 본사 차원의 커머스 해외진출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대신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이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을 앞두고 전문가 영입에 힘쓴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광고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먼저 상반기 중 멀티프로필은 디지털 신분증과 연동하고, 오픈채팅 탭은 별도 탭으로 분리된다.

앞서 카카오는 선물하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톡 프로필을 개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인 간 소통이 한층 더 활성화시켜, 생일에 집중돼있던 선물하기 맥락을 일상 다양한 이벤트로 확장하는 게 카카오 전략이다. 오픈채팅 역시 관심사 기반 비지인 소통이 강화되면, 해당 관심사와 연관된 브랜드 톡채널 스토어를 큐레이션할 수 있다.

홍 대표는 “1분기부터 비즈보드를 비롯한 주요 상품 고도화와 톡채널 강화, 친구탭·오픈채팅탭 등 광고 확대를 통해 하반기부터 성장률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오픈채팅 사용성이 강화되면 단순 실시간 대화목록뿐 아니라 비실시간 속 발견과 탐색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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