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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너도나도 외치는 ‘슈퍼앱’의 명과 암

(왼쪽부터) 카카오T, 쏘카, TMAP 앱 화면 갈무리 [ⓒ 각사]
(왼쪽부터) 카카오T, 쏘카, TMAP 앱 화면 갈무리 [ⓒ 각사]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티맵(TMAP)은 이동의 모든 순간에 함께 할 것을 약속합니다.”

지난 4일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가 TMAP 신규 서비스인 ‘올 뉴 TMAP’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재차 강조한 말이다. 올 뉴 TMAP은 티맵모빌리티가 별도 제공하던 TMAP 대중교통 서비스를 통합하는 한편,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장소를 추천해 예약·결제까지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슈퍼앱’을 표방해 온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에 이어 티맵모빌리티까지 국내 1위 내비게이션에서 정체성 확장을 선언하며 모빌리티 플랫폼업계에서도 슈퍼앱 전쟁이 본격화됐다. 슈퍼앱이란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슈퍼앱은 말 그대로 ‘올인원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용자 락인(lock in·잠금) 효과가 크다.

이용자로서는 포털과 개별 앱을 번갈아 들어가며 정보를 얻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게 됐다는 장점이 있다. 모빌리티 분야를 예로 들면 한 플랫폼에서 길안내는 물론, 맛집·명소 검색과 목적지 인근 숙박업소나 액티비티 예약까지 가능한 셈이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운영사 카카오는 온라인 플랫폼업계에서 일찍이 슈퍼앱 진화에 성공한 사례다.

양사 모두 주력 분야를 넘어 쇼핑·결제·콘텐츠 등 다양한 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다. 야놀자와 배달의민족 등 서로 다른 시장에 몸담은 정보기술(IT) 기업들 역시 너도나도 슈퍼앱이 되겠다며 연계 플랫폼사를 인수하고, 타 기업과 협업해 앱 내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추가하는 등 외연 확장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정 플랫폼 부문에서 슈퍼앱 지위를 갖는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 업계 1위라는 인증과 다름없기도 하다.

하지만 기업 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 효용을 높이는 슈퍼앱엔 업계 안팎 기대만큼이나 적지 않은 우려도 공존한다. 어떤 영역에서 A부터 Z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사실상 관련 업계 인수합병 및 통합 혹은 협력이 필수인 탓에 승자독식 구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이는 골목상권 침해나 시장 독점 문제 제기로 이어지기 쉽다.

모두가 슈퍼앱을 외치는 상황에서 각자가 어떤 차별화를 보여줄 것인지도 관건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 티맵모빌리티는 현재 ▲주차 ▲전기차충전 ▲렌터카 ▲킥보드 등 서비스를 공통으로 선보이고 있다. 쏘카가 지난 5월 카셰어링과 전국 2만5000개 호텔·리조트 동시 예약이 가능한 ‘쏘카스테이’를 출시한 데 이어 티맵모빌리티도 다음달부터 TMAP에서 4만여개 숙소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탑재한다.

숙박 인프라 규모 측면에선 일단 티맵모빌리티가 쏘카를 앞섰다. 하지만 쏘카에서 숙박을 예약하던 기존 이용자들이 TMAP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그 누구도 속단할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슈퍼앱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새로운 사업을 끌어들인다는 자체만으로는 이용자에 강한 임팩트를 주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엎치락뒤치락하는 플랫폼 생태계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에 이어 누구나 인정하는 슈퍼앱 타이틀을 거머쥘 곳은 어디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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