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국내 방송시장도 자신의 고객을 확실히 설정하고, 이에 맞는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지속 실험해봐야 합니다.”
김정환 국립부경대학교 휴먼ICT융합전공 교수는 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주최로 열린 '글로벌 미디어 시장전망 콘퍼런스’에서 “국내 방송 사업자들이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산업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다소 부족해보인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와 공동 주최된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AI 진화와 글로벌화 확장 속 국내 미디어산업의 미래를 조망했다.
국내외 미디어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케이블TV·IPTV(인터넷TV) 등 유료방송 시장의 가입자 성장률은 정체국면에 접어들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으로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방식이 바뀐 것이 계기가 됐다. 이용자들이 TV 대신 모바일 기기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면서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이른바 ‘코드커팅’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곽동균 KISDI 연구위원은 “국내시장의 경우 유료방송의 낮은 요금과 초고속인터넷 결합판매의 영향으로 코드커터가 비교적 적다”라면서도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1인 가구의 증가세다. 1인 가구는 결합상품 구매 유인이 낮아 유료방송 가입률도 낮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코드커터가 다수가 되는 시점 혹은 코드네버가 주류가 되는 시점에서는 기존 산업구조 유지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들도 다양하게 고려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고객을 명확히 하는 등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이러한 포트폴리오가 시장에서 과감하게 시도되려면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환 교수는 “부산시의회는 지난해 6월 전국 최초로 부산권역 케이블TV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했는데, 그 덕에 사업자들의 숨통이 트였다. LG헬로비전 부산의 경우 지역 소상공인을 홍보하는 AI(인공지능) 아나운서를 개발하고, 지역 특산물을 소재로 예능과 커머스를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라며 “권역 사업자이기에 지역 문제에 마이크로하게 접근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신규사업자인 OTT라고 상황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제작비는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월 구독료만으로는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국내 시장 진입으로 사업자 간 경쟁이 격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의 통합 제공은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가입자 락인효과를 높이기 위함이다.
발제를 맡은 제시카 푹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연구원은 “중국 OTT의 경우 프리미엄 가입자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NFT를 활용한 전략도 구상 중”이라며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하는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을 통한 현실적인 돌파구를 고려해봐야할 때다”라고 말했다.
OTT와 유료방송의 월 구독료가 곧 국내 제작사에 대한 투자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비교적 파이가 큰 해외시장에서 구독자를 확보해 국내 제작사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그러려면 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곽 연구위원은 “플랫폼과 콘텐츠는 순망치한의 관계다. 규제산업이던 플랫폼의 허약한 글로벌 경쟁력이 글로벌 무대에서 빛나는 K콘텐츠 성공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리는 형국”이라며 “토종 플랫폼이 유의미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글로벌 플랫폼에 의한 수요 독과점 현상 나타날 수밖에 없다. 산업의 건강성, 지속가능성 위해 국가차원의 개입을 통한 플랫폼 경쟁력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도 예고된다.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다. 광고를 보면 콘텐츠를 무료로 시청 가능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료방송 요금이 비싼 해외 시장에서 FAST는 이미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쿠의 ‘더 로쿠 채널’, 파라마운트의 ‘플루토TV’, 컴캐스트의 ‘쥬모’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FAST 플랫폼이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는 “미국 시장은 콘텐츠 범람 속에 오히려 채널을 돌려보는 것에 대한 수요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호주 제외하곤 대부분의 아시아의 OTT 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 많은 구독자들이 코로나 이후 OTT를 구독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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