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응용처 다각화에 속도를 낸다. 엑시노스 브랜드를 강화하는 동시에 모바일 부진을 상쇄하려는 의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현대자동차가 오는 2025년 출시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GV90’에 탑재할 예정이다.
IVI는 엔터테인먼트와 인포메이션 시스템을 총칭하는 용어다.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자동차에서 IVI용 프로세서는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오토 V9’, ‘엑시노스 오토 V7’ 등을 각각 아우디와 폭스바겐에 납품한 바 있다. 이번 제품은 엑시노스 오토 V9 후속작이다. 이를 통해 3번째 대형 고객을 확보한 것이다.
엑시노스 오토 V920은 5나노미터(nm)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의 오토모티브 AP 중 처음으로 극자외선(EUV)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모바일, 고성능 컴퓨팅(HPC)에 이어 오토모티브 부문에 최첨단 공정을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이러한 과정은 삼성전자에 긍정적이다. 엑시노스는 지난 2011년 모바일 AP로 시작한 브랜드다. 한때 AP 선두주자 퀄컴 ‘스냅드래곤’보다 앞선다는 평가도 받았으나 현재는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엑시노스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만 미디어텍, 중국 유니SOC 등에도 밀리면서 점유율 5위로 전락했다. 돌파구가 필요한 삼성전자에 자동차 산업이 한 줄기 빛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를 앞세워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부문과 접점을 늘려갈 방침이다. 메모리, 이미지센서 등 서버와 모바일 위주로 진행되던 품목들도 차량용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심산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한 점도 자동차 시장 진입의 동력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30년 1100억달러(약 151조5000억원)로 2020년대 들어 연평균 약 9% 성장하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 출하량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엑시노스 오토 라인업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는 독일 뮌헨에서 5일(현지시각)부터 10일까지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에 첫 참가한다. 반도체 제조사로서 모터쇼에 등장하는 건 이례적으로 그만큼 전장 분야가 핵심 응용처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오토 V920은 물론 다양한 반도체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서브 브랜드도 구축해나가고 있다. ▲엑시노스 모뎀 ▲엑시노스 오토 ▲엑시노스 커넥트 등이 대상이다. 지난 3월 출시한 초광대역(UWB) 기반 근거리 무선통신 반도체 ‘엑시노스 커넥트 U100’이 대표적인 사례다.
UWB는 넓은 주파수 대역에 걸쳐 낮은 전력으로 대용량 정보를 빠르게 전송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다. 기기 간 거리와 위치를 수 센티미터 범위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스마트 키, 스마트 홈,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2030년까지 전체 58%에 UWB 기술이 장착될 것으로 관측된다. 차량에서는 같은 기간 33% 채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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