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해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스위니 대표는 게임 개발사이자 엔진 회사로서의 에픽게임즈 역사를 돌아봤을 때, AI보다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 및 기여에 포지셔닝이 더 잘 돼 있다고 강조했다. 즉, 에픽게임즈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메타버스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스위니 대표는 29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2023’ 키노트 강연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에픽게임즈가 메타버스에 더욱 집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하며 생성형 AI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먼저 AI 경우 이미 에픽게임즈보다 잘하는 회사가 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스위니 대표는 “제너레이티브(Generative) AI도 물론 가치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다만 이 기술에 관련된 오류는 아직도 많고, 타인이 작업을 해온 것을 무분별하게 쓰는 것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과 권리 인정을 하지 않은 채 그냥 가져다 쓴다는 점 등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간 생성형 AI를 봤을 때 텍스트나 이미지 쪽에서 엄청난 발전이 있었지만, 다른 영역에서 이러한 혁신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졌다. 그가 생성형 AI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AI 관련 텍스트나 이미지에 대한 연구가 지난 30년 동안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성형 AI는 소비 기술로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콘텐츠 관련해서는 이 AI가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인지에 대해선 연구가 부족해 보인다고 짚었다. 그렇기에 AI가 가져올 게임 산업 변화에 대해, 근시일 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생각이 들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스위니 대표는 “진짜 적용이 가능한 건지, 또 기초연구가 어느 정도 성숙도가 있는지 지켜본 뒤 에픽게임즈가 적용을 해도 늦지 않다”면서 “AI를 사용해 언리얼엔진을 가지고 어떻게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 충분히 연구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며, 근시일 내에 굉장히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에픽게임즈는 대형 생태계를 갖춘 메타버스를 만드는 것에 오히려 반대했다. 스위니 대표는 한 회사가 대형 메타버스를 독점하는 것을 원치 않기에 오픈 메타버스를 지향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예를 들어 대형 메타버스 관련 여러 가지 스토어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스토어들끼리 상호 호환성이 있어야 하고, 특정 스탠다드를 관리하는 위원회 형태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오픈 메타버스는 각자 게임 경험에 대해 회사들이 각자 통제를 하는 형태로 자율권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픽게임즈가 맡는 건 하나의 오픈 메타버스를 만들기 위해서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며 “여러 가지 위치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단순히 노력을 하는 것이지, 저희의 영향력을 활용해서 독점을 한다든지 이럴 생각은 전혀 없다. 오픈 인터넷을 지향하는 것 같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모든 분야 회사들이 상호 연결된 오픈 메타버스가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엔진 분야 및 아이템 판매 분야 등 각각 분야별로 모든 회사가 비즈니스를 할 텐데, 에픽게임즈도 그중 하나의 회사로 경쟁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스위니 대표는 한국이 만든 게임이 서구권에서 만든 게임보다 오히려 더 좋은 퀄리티(품질)를 보이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또한, 국내 게임 산업 외 다른 산업들도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잘 적응하고 있다는 진단했다.
스위니 대표는 “소셜이나 소셜 게이밍, 메타버스적인 요소에 대해 한국의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은 단순히 기술적인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굉장히 선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다양한 형태로서 현실적인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혹은 스타일리시한 부분 같은 경우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게임시장은 모바일 게임 및 트리플A 게임과 기업도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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