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서 ‘네이버’를 제물로 바치려는 모습이 연일 포착되고 있다. 네이버 핵심 사업인 뉴스부터 광고, 커머스까지 규제하려는 정치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다음이다. 네이버 핵심 서비스를 규제해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면, 이 자리에 누가 들어설까. 국내 경쟁력 있는 기업이 아닌, 유튜브 구글 트위터 등 해외 사업자들이 기회를 포착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업계는 한숨을 쉰다. 지난해엔 카카오였고, 올해엔 네이버인 상황. 해가 지나도 플랫폼 때리기가 멈추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서비스 먹통이라는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 있었지만, 네이버 경우 이와 다르다. 카카오처럼 데이터센터 화재라는 큰 사건 없이, 기본적으로 네이버가 오랜 기간 제공하고 있던 핵심 서비스를 문제 삼았다.
물론, 정치권 안팎에선 ‘빅테크 때리기’는 전세계적 추세이고, 한국도 이에 맞는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한다. 이들은 유럽연합(EU) 사례를 대표적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EU가 디지털시장법(DMA)과 같은 규제를 만든 이유는 자국기업이 아닌 미국 빅테크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대상 기업은 미국기업인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등이다. 물론 중국 바이트댄스(틱톡 모기업)와 한국 삼성도 포함됐다.
미국에서도 구글 등 빅테크 기업 횡포에 대한 성찰 목소리는 분명 있지만, 결론적으로 빅테크 기업 규제를 강화하고자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내놓은 법안들은 지난해 말 폐기됐고 관련 반독점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반대로, 미국은 중국 반도체 규제뿐 아니라 틱톡 등 중국 빅테크 기업 규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틱톡 금지령까지 나온 상태다.
유럽도 미국도 자국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행위를 참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한국만 다른 행보를 보인다.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당은 일부 보수매체 순위를 문제 삼아 네이버 뉴스 포털 알고리즘에 대한 정부 조사를 이끌어냈다. 또, 한 여당 의원은 가품 판매 사업자로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면 플랫폼사업자도 손해를 연대 배상하라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선거 때마다 일어나는 뉴스 알고리즘 논란에 포털이 백기를 들어 더이상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웃는 곳은 해외 플랫폼인 유튜브일 뿐이다. 네이버스토어는 또 어떠한가. 연대 책임을 강화한다면 네이버는 누구나 손쉽게 진입하지 못하도록 온라인 소상공인 상대로 허들을 높일 수밖에 없다.
사실, 한국은 자국 검색 및 메신저 시장 등을 해외기업에 뺏기지 않고 국내 인터넷기업이 차지한 이례적인 국가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구글과 메타를 경쟁자로 삼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미션을 지니고 있다. 이들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하게 된다면, 수출효과는 물론 일자리 창출과 국가 브랜드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이미 국내 인터넷기업은 글로벌 진출에 적극 시동을 걸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정치권도 모르지 않는다. 한 국회 관계자는 네이버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쇼(Show)’로 에둘러 표현했다. 총선을 앞두고 포털 길들이기라는 야당 측 비판도 나온다. 네이버를 겨냥한 일부 의원들이 내년 총선 때 같은 지역구에서 공천을 쉽게 받을 수 없는 상황도 주목된다. 어쨌든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결국 올해 국정감사 주인공도 네이버를 필두로 한 플랫폼 기업이 차지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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