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서정윤 기자] 공공 소프트웨어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를 두고 업계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이 진입 가능하도록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한편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자체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참여 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 제도를 유지해 중소·중견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최근 '공공SW사업 정당대가 실현방안'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공 소프트웨어 대기업 참여 제한을 완화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대기업이 국가안보와 신기술, 장애대응 등 일부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만 참여할 수 있었다. 해당 기준을 완화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공공 소프트웨어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는 2013년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 클라우드나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대규모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이 증가하며 실효성 문제가 불거졌다. 중소·중견기업만 참여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대기업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들은 중소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는 곧 시스템 장애로 이어져, 사용자 피해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 시스템을 두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대기업 참여 없이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소·중견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현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중소 IT 기업 관계자는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가 시행된 후 중소·중견기업들의 사업이 활발해졌고, 그 덕을 봐 성장한 기업도 많았다"며 "제도를 활용해 해외 진출도 많이 하고 있는데 만약 제도가 완화되면 중소·중견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이 참여한다고 해서 시스템이 잘 개발된다는 논의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이 대부분 수익률이 낮고 불공정한 관행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들은 거의 최저가로 입찰해 진행되는데 그 가운데 과업변경이 이뤄져도 추가금액을 요구할 수 없는 구조"라며 "질적 하락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견 IT기업 관계자는 "기관들이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을 진행할 때 지급하는 시스템 유지보수비용이 10년 전, 15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상황에서 비용은 비슷하다는 건 사실상 예산 삭감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이 줄어들면 과업도 줄어들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구조"라며 "기업이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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