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해외법인의 본사 배당을 대폭 늘리고, 확보한 재원을 국내 전기차 시설 투자에 적극 활용한다.
현대차그룹은 실적 호조에 따라 다량의 잉여금을 보유한 해외법인들의 2023년 한국 본사 배당액을 전년 대비 4.6배 늘린다고 12일 밝혔다. 이로써 올해 국내로 유입되는 배당금은 59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기아가 33억달러, 현대차 21억달러, 현대모비스가 2억달러를 맡는다.
이번에 본사 배당을 늘린 법인은 ▲현대차 미국법인(HMA)과 인도법인(HMI) ▲체코생산법인(HMMC) ▲기아 미국법인(KUS) ▲오토랜드슬로바키아(KaSK) ▲유럽법인(Kia EU) 등이다.
배당금은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기아 오토랜드 화성 등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과 기아 오토랜드광명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에 사용된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주요 부품·기술 개발과 연구시설 구축에도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화성에서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진행하면서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배당금 정책 전환은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거둔 소득을 국내로 가져오는 '자본 리쇼어링(re-shoring)'에 해당한다. 이번 리쇼어링 배경에는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 취지로 개편한 법인세법의 영향도 있다.
기존에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한도 내에서만 외국납부세액이 공제됐다. 하지만 지난해 법인세법이 개정돼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이미 과세된 배당금에 대해서는 5%까지만 국내 과세가 이뤄지고 95%는 면제된다.
이로써 기업의 세부담 경감과 납세 편의성이 제고돼 국내 배당이 한층 용이해졌다. 대규모 배당금이 국내로 유입되면 한국 경상수지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해외법인 배당금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금융권 차입을 줄여 재무 건전성이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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