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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로 3.5년치…현대차-SK온 美 배터리 공장, 대규모 인센티브 확보 [소부장박대리]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 총 투자금 50억달러 중 7억달러, 인센티브로 절감

- 현지 비판에도 미국, 캐나다 정부의 전기차 생태계 기업 유치전 고조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현대자동차와 SK온이 합작한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이 현지 정부로부터 7억달러(약 91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막대한 투자비가 수반되는 기업들의 북미 진출 부담이 최근 현지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제공에 따라 한결 덜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애틀란타 저널은 미국 정부와 조지아 주정부가 지방세 감면을 포함해 다양한 보조금 혜택을 현대차와 SK온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지난 4월 2025년까지 연간 전기차 30만대 물량의 배터리(35GWh) 생산이 가능한 합작공장을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투자금액은 총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이며 양사의 지분은 각 50%다. 이번 인센티브 규모는 총 투자금 대비 14%에 해당한다.

가장 큰 인센티브는 25년간 제공되는 2억4700만달러(약 3211억원) 규모의 지방세 감면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세액공제 9800만달러(약 1275억원), 4000만달러(약 5240억원) 규모의 재생에너지구매자연합(REBA) 보조금이 주요 내용이다. 신규 근로자 교육을 위한 1100만달러(약 143억원)의 인센티브도 포함됐다.

애틀란타 저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와 SK온의 합작공장은 최소 3750명의 근로자를 고용할 계획이다. 이들의 예상 평균 임금은 5만3000달러(약 6900만원)다. 평균 임금만 따져도 연간 인건비가 약 26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인센티브 규모와 비교하면 약 3.5년치 임금에 해당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현지 일각에선 비판도 따른다. 정부가 인센티브에 지출하는 막대한 세금 부담을 납세자들에게 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인센티브 총액의 약 43%인 3억3000만달러(약 4290억원)는 바토우 카운티가 부담한다. 바토우 카운티의 2022년 예산이 1억7120만달러(약 2300억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2년치의 예산을 수십년에 걸친 인센티브 제공으로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캐나다 정부의 전기차 생태계 기업 유치전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미래 친환경 전환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관련 기업 투자를 선제적으로 유치함으로써 지역 내 신산업 동력 확보,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주도권은 중국에 넘겨줄 수 없다는 절박함도 작용하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가 올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발효를 통해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 및 배터리에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북미를 찾는 기업의 수는 크게 늘고 있다.

주 차원의 개별 인센티브 제공도 규모가 작지 않다. 조지아주는 지난해 7월에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5조7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할 전기차 전용 공장에 2조30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같은 해 11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가 건설 중인 미국 오하이오주 합작공장이 주 정부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확보한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캐나다도 IRA에 발맞춰 주요 완성차, 배터리 소재 기업 등에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4월 캐나다 정부는 현지에 약 2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폭스바겐에 10년간 약 12조8000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안건에 서명했다. 국내 주요 양극재 제조사인 포스코퓨처엠이 GM과 합작해 캐나다에 건설 중인 얼티엄셀 공장도 최근 캐나다 정부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진 바 있다. 이는 얼티엄캠 총 투자금의 약 40%에 이른다.

이처럼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미 생산시설 건설 및 생산에 따른 혜택이 계속 증가하면서 현지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국내에선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제조 3사를 필두로 주요 양극재, 분리막 기업들의 연내 북미 진출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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