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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⑯] 영화 ‘Her’처럼…솜털 살아있는 AI와 게임 즐기고 대화하고

사진=나이언틱 제공
사진=나이언틱 제공

[창간18주년 대기획]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하라(Beyond AI)’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게임은 흔히 ‘인공지능(AI) 기술의 집약체’로 불린다. 수많은 AI 기술들이 이용자 국적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편의성과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Her’처럼 생동감 넘치는 AI 챗봇은 게임 속에서 핵심 캐릭터로 구현되는 추세다.

논플레이어블 캐릭터(NPC)에 AI 기술을 장착시키면, 게임사는 비용과 시간을 일일이 들이지 않고도 이용자 개개인 재미와 취향에 맞춘 스토리와 게임 환경을 손쉽게 제공할 수 있다. 세계관이나 캐릭터 디자인을 무한대로 창작할 수도 있기에 게임 산업계가 더 집중하는 이유다.

◆“진짜 반려동물 같네”…‘페리도트’로 나만의 펫 키워볼까=최근 나이언틱이 선보인 AI 기반 증강현실 펫 시뮬레이션 게임 ‘페리도트(Peridot)’ 속 가상 생명체 ‘페리도트’는 고유한 유전자를 보유한 마법 생명체다. 그러나 페리도트(이하 도트)들은 실제 반려동물처럼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카메라로 실제 환경을 비추면 솜털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도트들이 보호자인 이용자와 눈을 맞춘다. 여기까지는 증강현실(AR) 기술이지만, 나이언틱은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시켜 더욱 실감나는 육성을 가능하게끔 했다.

가장 큰 특징은 주변 사물을 인지하고 장애물을 피해간다는 점이다. 특히 야외를 탐험하면 흙, 물, 풀, 모래, 콘크리트 등 서로 다른 지형을 구분할 수 있으며 사람, 동물, 꽃과 같은 대상도 식별한다.

예컨대 소파가 어디에 있는지 인식하고 그곳에서 편안하게 낮잠을 자거나, TV 화면도 알아보고 이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망설임 없이 이야기한다. 도트들은 이용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영리해진다.

나이언틱은 컴퓨터 비전 및 AI 연구를 거친 ▲실시간 매핑 ▲장애물 배제 ▲시멘틱 세그멘테이션과 같은 혁신 기술을 통해 도트들이 실제 세상의 자연환경과 현실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멘틱 세그멘테이션이란 픽셀 단위의 의미 인식을 도와주는 기술이다.

사진=크래프톤 1분기 실적 발표 자료 갈무리
사진=크래프톤 1분기 실적 발표 자료 갈무리

◆게임도 하고 수다도 떨고…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AI 기술이 활용되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면서도 더욱 생동감 넘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국내 게임업계도 이미 AI 기술을 도입하거나 개발하면서 대표 타이틀 게임에 활용 중이다.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버추얼 프렌드’처럼 이용자 수준에 맞춘 AI 봇들과 경쟁하는 환경 마련도 쉬워진다.

앞서 올해 초 크래프톤은 게임 제작에 AI를 활용하는 것을 비롯해 게이머가 가상인간과 접촉하거나 협력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버추얼 프렌드를 딥러닝 기반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펍지:배틀그라운드(PUBG:배틀그라운드)를 예로 들면, 이용자가 솔로 플레이를 즐길 때도 3명이 동시에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어 크래프톤은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 프로젝트 단계인 ‘딥 데이트 나이트’를 공개했다.

이 AI 프로젝트엔 연인 같은 가상 친구(Virtual Game Friend)가 구현돼 있다.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지만, 게임 외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도 이용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 챗봇 개념이다. 버추얼 프렌드는 강화 학습을 통해 협동 플레이하며 전략 제안 및 조언이 가능하다.

해당 기술은 현재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크래프톤은 범용성을 획득할 경우 게임에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네이버제트와 개발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미글루’에도 해당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6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초에 언급한 버추얼 프렌드와 버추얼 유튜브 등 기술 개발에 크래프톤 딥러닝 인공지능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내부에서 진행 중인 AI 프로젝트가 많고, 범용적으로 사용 가능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AI 도구(tool)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해외 이용자와 실시간 소통 가능 비결은? 역시 ‘AI’=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지난 2021년 11월 ‘리니지W’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 시작했을 당시 엔씨가 보유한 AI 기술이 부각됐다. 글로벌 원빌드란 모든 국가의 게임 이용자들이 한 서버에 모여 플레이한다는 의미인데, 이를 가능하게 했던 건 바로 AI 번역 기술이다.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게임 내 실시간 AI 번역 기술을 도입해 글로벌 이용자 간 소통 장벽을 허물고 배틀 커뮤니티 구축을 도왔다.

엔씨는 게임에 실시간 번역 시스템 외에도 각종 AI 기술을 도입해 이용자 편의성을 돕고 있다. 엔씨는 지난 2012년 게임업계 최초로 AI 연구 조직을 설립했고, 지난 2015년에는 약 200여명 규모의 전문 인력을 갖춘 자연어 처리(NLP) 센터를 설립했다. 엔씨는 이를 통해 꾸준히 한국어 문장을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는 AI를 개발 중이다.

엔씨는 과거에도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PAIGE)에 AI 챗봇으로 경기 결과 및 선수 통계를 알려줬던 이력이 있다. 엔씨는 이를 디지털 휴먼까지 연결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 ‘챗GPT’와 같은 AI 언어 모델을 게임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다. 가장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작은 디지털 휴먼 ‘TJ Kim’이 소개한 프로젝트M이다.

엔씨가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M은 몰입도 높은 세계관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획득한 정보에 따라 스토리가 변화 및 확장되는 인터랙션 기반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AI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트레일러 속 디지털 휴먼 제작에 사용된 AI 보이스, 페이셜 애니메이션 등을 게임 개발에 적용 중이다.

유승현 엔씨 프로젝트M 개발PD는 “생동감 있는 스토리 전달을 위해 적절한 인터랙션과 연기 호흡이 가능한 많은 NPC가 필요하다”며, “개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AI 기술들을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에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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