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최근 인사혁신처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면직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이 “위헌”이라며 반발했다.
김현 상임위원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방송통신위원장은 국가공무원법 제2조 제3항 제1호에 따른 정무직공무원으로 경력직공무원(일반 국가공무원)과 구분된다”며 “국가공무원법상 직권면직, 직위해제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통신위원장은 방통위설치운영법에 따라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국회 탄핵소추 발의 대상”이며 “독립된 합의제 행정기관의 장인 방송통신위원장을 기소만으로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해임·면직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점수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혁 위원장에 대한 면직 절차에 착수했다. 한 위원장을 상대로 소명을 듣는 청문 절차를 거쳐 면직 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사혁신처가 면직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인사혁신처는 한 위원장이 검찰에 기소됨에 따라 방통위설치운영법상 ‘이 법 또는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른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근거, 위원장이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성실의무, 59조 친절·공정의 의무와 제63조 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해 김현 위원은 “방통위설치운영법 제8조와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따른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은 경우 면직이 가능하다”며 “기소만으로 성실의무, 친절·공정, 품위유지를 위반했다고 면직한다는 것은 유무죄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유죄로 추정하는 것으로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돼 위헌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인사혁신처에서 2022년 2월 발행한 ‘2022 공무원 인사실무’에는 공무원이 형사 기소된 경우 반드시 직위해제 하도록 한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2(현행 제73조의3) 제1항 단서조항을 삭제한바 있다.
김현 위원은 “방통위는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고 독립적 운영을 보장한 합의제 기구로서 방통위설치운영법에 따라 직무 수행시 외부의 부당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도 되짚었다.
방통위는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다섯차례 검찰 압수수색과 사무처 직원들에 대한 빈번한 조사, 그리고 사무처 직원 구속, 위원장 기소 등을 겪으면서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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