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현지 기자] 최근 유명 연예인과 프로 운동 선수 등이 병역 브로커와 짜고, 뇌전증을 사유로 병역 면탈을 시도하려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 있었다.
또한 뇌전증 치료를 입증하기위해 대가를 받고 목격자 행세를 하는 등 범행을 도운 가족과 지인들까지 재판에 넘겨졌다.
과거에는 체중을 불리거나 시력 저하, 연골 이상 등을 이유로 병역 면탈을 시도했지만 뇌전증을 이유로 면탈이 시도된 것은 첫 사례여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이처럼 '뇌전증'이 병역 면탈의 도구가 된 것은 현행규정이 느슨하기 때문이다.
즉, 뇌파 검사에 이상이 없더라고 1년 이상 뇌전증 치료를 받으면 4급 보충역 편입 처분, 2년 이상 치료를 받으면 5급 판정 면제 처분을 한다. 따라서 뇌전증 치료 기록을 잘 관리하면 병역 면탈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
◆뇌전증은 어떤 병?… "후천적으로도 발병"
뇌전증은 그간 '간질'로 알려진 병명이다. 원래 병명이 '간질'로 불렸지만 지난 2014년부터 법령 용어가 '뇌전증'으로 바뀌었다.
뇌전증은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인자가 없는 상태에도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적 질환이다.
일반인들이 뇌전증에 대해 흔히 잘못 알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뇌전증이 선천적, 즉 유전적 원인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유전적 요인이 100% 원인도 아니고, 나이 들어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발병할 수 있다.따라서 유사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검사와 검진을 통해 악화를 막아야한다.
먼저, 뇌전증에 걸리면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흥분상태가 될 때 의식 소실, 발작, 행동 변화 등이 나타난다.
일상적으로 뇌 세포는 서로 전기신호를 주고받으며 적절하게 활동한다. 그러나 전기적 신호가 과다하게 또는 잘못 방출될 때 뇌전증 증세가 나타난다.
뇌전증 증상은 다양하다. 한쪽 손이나 팔을 까딱 까딱하거나 입꼬리가 당기는 등의 단순 부분 운동발작, 가슴이 두근거리고 땀이 나는 자율신경계 증상 등 단순 부분 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한 행동을 깅거하지 않는 의식 장애, 의도 없는 행동이 나타나는 복합부분 발작이 있다.
갑자기 하던 행동을 멈추고 멍하게 앞, 위를 바라보는 소발작은 소아에게 자주 나타난다.
가장 많이 알려진 증상인 '전신강직 간대발작(Primary Generalized Tonic-Clonic Seizure)'은 발작할 때부터 정신을 잃고 호흡곤란, 청색증, 전신이 뻣뻣해지며 눈동자와 고개가 돌아가는 현상, 입에서 침과 거품이 나오기도 한다.
뇌전증 원인은 연령대에 따라 다양하다.
영아기는 주산기 뇌 손상, 선천성 기형, 저칼슘증, 저혈당증, 대사성 질환, 뇌막염, 뇌염 등에 노출되면 뇌전증에 걸릴 수 있다.
유아기 때는 열성경련, 주산기 뇌 손상, 감염 등에 걸리면 뇌전증을 앓을 수 있다. 학동기는 특발성, 주산기 뇌손상, 외상, 감염에 의해 뇌전증에 걸릴 수 있다.
청장년기는 외상, 종양, 특발성, 감염, 뇌졸중에 의해 노년기는 뇌졸중, 뇌 외상, 종양, 퇴행성 질환에 의해 뇌전증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이밖에도 아직 의학에선 아직도 발병 원인을 모르는 뇌전증 종류도 있다.
요즘 뇌전증은 뇌파검사, MRI 검사로 진단하며 약물치료를 시도한다. 그러나 약물치료로도 발작 증세가 조절되지 않는다면 수술 등을 시행한다.
물론 한방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뇌 신경 전달 물질과 호르몬 조절에 효과가 있는 침 또는 한약 처방을 이용한다.
한편 뇌전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선 뇌전증 신약 개발 회사로 잘 알려진 SK바이오팜의 경우, 지난달 29일 자사의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청소년 전신 발작 뇌전증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번 임상 3상은 만 12세 이상~만 18세 미만의 일차성 전신강직-간대발작환자 대상 세노바메이트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국가 임상시험의 일환이다. 이번 국내 임상 3상은 서울대학교 병원 등 5개 임상시험기관에서 청소년 환자 약 3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 위약대조,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