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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함’ 교차한 온라인 민심… 광주 찾은 '전두환 손자'를 보는 시선 [e라이프]

<캡처=MBC 뉴스>
<캡처=MBC 뉴스>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5·18 희생자 및 유족들에게 사과하기 위해 30일 광주를 찾은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우원(27) 씨의 행보에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비록 자신이 태어나지도 않았던 조부때의 일이지만 용서를 빌기위해 광주를 찾은 우원씨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착잡하다.

어느덧 43년 전의 역사적 사건이 됐지만 5.18은 피해 당사자들에겐 아직도 갈등과 아픔, 분노와 회한, 용서와 치유가 완결되지 않은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다만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이번 우원씨의 광주 방문이 '역사의 응어리를 푸는 단초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섞인 주문들이 적지않았다.

◆ 진짜로 광주찾은 우원씨 용기에 네티즌 격려

전씨 일가 및 지인의 범죄 혐의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던 초창기 우원씨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더구나 감정적으로 격앙된 모습과 마약 투약 행위는 폭로를 비롯해 5·18 사죄에 대한 진의까지 의심하게 했다.

하지만 한국 입국 이후 보여준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온라인 민심을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원씨는 지난 28일 한국 입국 이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 36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30일 0시 40분 방송국 제작진 차량을 타고 광주광역시 서구 모 호텔 앞에 도착했다.

우원씨는 호텔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태어나서 처음 와보고, 항상 두려움과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오던 곳"이라며 "저를 포함한 제 가족들로 인해 지금까지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원한도 많을 것 같다. 늦게 와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우원씨는 30일 하루 동안 5·18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서 휴식을 취했다. 이어 31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만나 면담을 진행하고, 5·18 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전두환씨 직계 가족 가운데 광주를 찾아 5·18 단체를 만나고, 사과의 뜻을 밝힌 건 우원씨가 처음이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우원씨의 용기 있는 행동에 일단 차분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관련 기사 밑에 "처음 그냥 관종(관심 종자)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약으로 체포될 걸 알면서도 한국 와서 5·18 유공자 찾는 거 보면 진심 같다"며 "(앞으로) 절대 약을 손대지 말고, 일 잘 마무리하고 자신의 인생을 찾길 바란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광주에 대해 안좋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다가 커서 알게 된 진실이 너무나도 쓰라리고,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며 "손자가 죄는 없지만, 집안에서 제대로 생각이 박힌 유일한 인물인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적었다.

반면 "우원씨가 광주시민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을 갖는 건 정말 바른 행동이다. 다만 이 사람을 영웅처럼 응원하고, 화이팅 외치고 박수 칠 일은 아니"라며 "어쨌든 마약을 한 범죄자"라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편 조진태 5·18재단 상임이사는 우원씨의 광주 방문과 관련,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해 "'전두환 후손'이라는 굴레를 한 청년이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죄 소식을 듣고) 가슴이 먹먹했다"며 "(이번 만남이) 과거사를 풀어나가는 계기나 동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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