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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⑩] 생존과 직결, ‘글로벌 규제’장벽 넘어라…韓 배터리 전략은?

‘생존’이 화두다. 2023년이 밝았지만 IT산업계를 둘러싼 거시경제지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경기쇠퇴’(Recession)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IT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정부의 과감한 제도적 혁신도 요구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이라는 시대적 담론과 함께 디지털데일리는 2023년 신년기획으로 ‘IT산업, 생존의 경제학’을 주제로 IT산업계의 생존 해법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해본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배터리 산업은 ‘제2의 반도체’라는 닉네임답게 주요국 간 주도권 다툼에 돌입했다. 미국은 자국 전기차 생태계 강화를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마련했고 유럽연합(EU)은 핵심원자재법(CRMA)으로 맞불을 놓았다.

각 세부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큰 틀에서는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 자국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공통분모가 있다.

미국과 EU가 규제 강화에 나서자 한국은 산·학·연이 관련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는 외산 전기차 보조금 감축을 추진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

지난 10일 한·미 외교차관은 만나 IRA로 인한 한국 기업 차별을 줄이기 위해 협력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공급망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한국형 IRA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생에너지 등 그린산업 육성에 대한 종합적인 로드맵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우선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 구축에 속도를 낸다. 아울러 SK온 등과 합작 배터리 생산라인을 마련하고 현대모비스는 전동 시스템과, 모듈 등 전기차 부품 생산거점을 설립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탈(脫)중국’이 핵심 키워드다. 현시점에서는 양극재와 음극재 원재료 등 필수 품목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IRA와 CRMA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급망 다변화가 불가피하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광물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독일 호주 캐나다 칠레 등은 물론 FTA를 미체결한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리튬, 니켈 등 핵심 원료 구매계약을 연이어 체결하고 있다.

LG화학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등 소재 회사들도 북미와 유럽 진출을 통해 글로벌 규제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 염호 투자를 늘리는 등 밸류체인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 법안들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정부와 기업이 협업해서 사전에 돌아가는 판세를 정확히 읽고 이에 맞는 솔루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물밑부터 수면 위까지 커버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IRA 하위 세부 규정을 만들어 오는 3월부터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기존 IRA에 따르면 북미 지역 전기차 생산, 핵심 광물 40% FTA 체결국 채굴 또는 가공 등 조건을 충족해야 보조금을 제공하도록 설정했다. EU 역시 올해 3월 CRMA 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원자재에 대한 EU 차원의 구체적인 공급량 확보 계획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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