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이 화두다. 2023년이 밝았지만 IT산업계를 둘러싼 거시경제지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경기쇠퇴’(Recession)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IT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정부의 과감한 제도적 혁신도 요구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이라는 담론과 함께 디지털데일리는 2023년 신년기획으로 ‘IT산업, 생존의 경제학’을 주제로 IT산업계의 생존 해법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해본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했던 ‘가상세계’가 오늘날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찾아왔다. 메타버스를 선보이는 기술인 확장현실(XR)의 중요성 또한 크게 부상하며 XR 시장이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하는 중이다.
기존 가상세계는 가상세계 자체를 관람하는 데 그쳤다. 그렇지만 이제는 사람이 가상 공간의 구성원이 돼 특정 역할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XR은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여겨진다. XR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기기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및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도 5가지 화두 중 하나로 메타버스가 꼽혔다. 유진투자증권 양승윤 연구원은 “이번 CES 2023에서 메타버스로 접속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기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XR,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고?
XR 기기는 헤드셋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다. 고글이나 안경 형태로 생겨, 착용하면 다양한 일상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가장 잘 알려진 활용처는 게임이나 영상이다. 모니터로 즐길 수 있었던 게임과 영상 콘텐츠를 좀 더 입체적이고 생생한 체험이 가능하다. 같은 맥락에서 더 고차원적인 화상 회의 및 온라인 강의도 가능하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활용도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의료 영역이 있다. 임상을 진행하기 어려운 고난도 수술을 가상 공간에서 미리 진행해보는 식이다. 인간의 몸으로 견디기 어려운 극지나 큰 사고가 발생한 공간 등을 가상으로 꾸며 놓고 실험 삼아 탐험을 해 볼 수도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가상세계의 활용도는 생각보다 더 다양하다”라며 “자동차 수리를 배운다고 가정하면, XR 헤드셋을 착용한 채 가상으로 구현된 자동차 안에서 수리하는 방법을 미리 연습해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거나 장애를 보조하는 기능으로도 응용될 수 있다. 구글은 XR 기술 중 하나인 증강현실(AR) 글래스 시제품에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접목했다. AR글래스에 음성 인식 및 번역 기능을 적용하고, AR글래스 내부에 상대와 말할 때 사용자가 설정한 언어로 자막이 띄워진다.
영국의 AR글래스 스타트업 XRAI는 청각장애인이 통화를 들을 수 없어 불편을 겪는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과 AR글래스를 연결하고, 통화 중 AR글래스가 상대의 목소리를 인식해 문자로 변환해 화면에 띄워주는 식이다.
◆5년 내 폭풍 성장, 2021년 7조원 →2025년 83조원…준비 나서는 부품사
앞으로 3~5년 내로 XR 기기 시장은 본격적으로 확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XR 기기 출하량은 1100만대다. 오는 2025년에는 이보다 10배 뛴 1억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도 2028년 XR 기기 출하량을 1억3900만대로 책정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21년 7조원 수준에서 2025년 83조원으로 늘어난다.
앞서 언급했듯 XR 기기는 헤드셋이 가장 많다. 현재 페이스북 오큘러스와 소니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XR 기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애플의 시장 진입 여부다. 현재 애플은 게임·미디어·통신 기능에 중점을 둔 기업(B2B) 시장 전용 XR헤드셋을 준비 중이다. 출시 시기에 대한 의견은 제각각이다. 블룸버그테크놀로지는 내년 초 출시를 예측했지만, 애플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궈밍치 대만TF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보다 미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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