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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도 손 내민다…'슈퍼을' LG엔솔의 행복한 고민

- 수율·자금 조달 이슈에 발목 잡힌 SK온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2년여 소송전을 끝낸 지 21개월 흐른 지금. 양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법적 분쟁 전후로 LG에너지솔루션이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논란에 휘말렸다면 현재는 SK온이 같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포드가 유럽 파트너로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의 대비되는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유럽에 배터리 합작사(JV) 설립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논의 중이나 결정된 바 없다”고 언급했다.

당초 포드는 SK온, 코치 등과 함께 튀르키예에 JV를 세우고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3개사는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 지역에 연간 30~45기가와트시(GWh)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르면 2025년 가동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개월째 관련 논의에 진전이 없자 포드는 다른 배터리 제조사와 협업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여파로 SK온이 투자금을 구하기 어려워진데다 수율 이슈까지 깔끔하기 해결하지 못해 포드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상대적으로 늦게 이야기를 시작했으나 그동안 쌓아온 신뢰, 규모의 경제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해당 협의가 구체화하면 기존 계획에서 SK온 자리를 LG에너지솔루션이 대체하는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코치는 튀르키예 대표 기업으로 현지에서 포드 상용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유럽 에너지 비용과 자재 가격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 입장에서도 코치를 통해 부담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이번 협상은 포드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사이에서 ‘갑을 관계’가 형성되는데 LG에너지솔루션의 위치는 사뭇 다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 ▲GM ▲포드 ▲스텔란티스 ▲르노닛산 ▲현대기아차 ▲BMW ▲혼다 등 자동차 회사 톱10 중 8곳과 배터리 거래를 텄거나 계약을 맺은 상태다. 최근 언급되는 도요타까지 추가되면 9곳으로 늘어나는 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1위 테슬라 공급망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중 GM, 스텔란티스, 현대차, 스텔란티스 등과는 JV 설립하고 공동 생산기지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미 소화하기 벅찰 정도로 일감을 확보한 만큼 포드와의 JV가 부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종 결정 무게 중심이 LG에너지솔루션 쪽으로 쏠리는 이유다.

참고로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7월 포드에 배터리 공급을 늘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드 전기차 모델 '머스탱 마하-E'와 전기상용차 'E-트랜짓' 판매 확대에 따라 2023년까지 폴란드 공장의 포드향 배터리 생산라인 규모를 기존 대비 2배 증설하고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전했다.

한편 일련의 과정은 SK온에 긍정적이지 않다. 포드와 진행 중인 미국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신규 고객사 확보에 일정 부분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온으로서는 연이어 가동할 신공장을 조기 안정화하는 등 외부에 믿을 주는 것이 최우선과제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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