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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빙하기 도래…맨몸으로 버텨야 할 삼성·SK [K칩스법 후폭풍②]

- 마이크론 부진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우려 확산
- 韓 반도체, 법인세 ‘최고’ 세액공제 ‘최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불황이 길어질 전망이다. 혹한기를 넘어 빙하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반도체 지원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미국 마이크론은 9~11월 매출액 41억달러(약 5조2600억원), 영업손실 1억9500만달러(약 25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7% 하락,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이 회사의 분기 적자는 7년 만이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통상 실적을 먼저 공개해 메모리 분야 풍항계로 꼽힌다. 이번 발표에서 마이크론은 이달 1일 기준 재고자산이 83억5900만달러(10조7300억원)로 전년동기(48억2700만달러)대비 73.2%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 수요 위축으로 판매가 줄면서 재고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에 마이크론은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수를 약 10% 줄이기로 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메모리 수요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내년까지 수익성이 부진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마이크론발 찬바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미 지난 3분기부터 감지됐다.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D램 시장규모는 175억4800만달러(약 23조140억원)다. 지난 2분기 249억8400만달러(약 32조7700억원)보다 29.8%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262억3900만달러)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 업계 매출액이 137억1360만달러(약 17조9900억원)로 전기대비 24.3% 축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에 따라 국내 양대산맥 역시 재고자산이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작년 말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4분기 성적 부진도 불가피하다. 증권가에서는 이 기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는 수천억원~1조원대 영업손실이 점쳐진다.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하락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업황 사이클에 민감한 메모리 주력이어서 더욱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23년 연간으로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기업에 힘을 실어줄 ‘반도체 특별법(K칩스법)’이 아쉬운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국회가 통과시킨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의 대기업 세액공제율은 6%에서 8%로 2%포인트 올라가는 데 그쳤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8%와 16%로 현행대로 유지됐다. 대기업의 경우 여당안(20%)은 물론 야당안(10%)보다도 낮은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내는 법인세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 비교해 2~4배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사이클이 분명하기 때문에 불황에서도 어느 정도 투자는 필수적”이라며 “중차대한 시기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싸운다면 호황기를 맞이했을 때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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