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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SK하이닉스 따라 역성장…SK스퀘어, ‘NAV 75조원’ 달성할까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SK스퀘어가 반도체 자회사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으로 덩달아 역성장 위기를 맞았다. 투자전문회사로서 중요 지표 중 하나인 NAV(순자산가치)가 올해 3분기 들어 20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오는 2025년 NAV 7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기존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SK스퀘어의 2022년 3분기 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3분기 NAV 1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분기 대비 3% 하락한 금액이다. 회사는 티맵모빌리티의 지분가치가 0.5조원 증가했음에도 SK하이닉스의 지분가치가 1.2조원 하락한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NAV는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을 말한다.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는 자체 사업을 통한 수익원이 없는 대신 기존 자회사와 신규 투자사의 성장이 NAV에 반영되고, 이것이 곧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SK스퀘어는 2025년까지 NAV 7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힌 상태다.

그러나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출범 이후 NAV가 줄곧 감소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26조원으로 출발한 SK스퀘어의 NAV는 올해 1분기 24조원, 2분기 20.3조원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3분기에는 20조원 선마저 깨지게 됐다. 작년 4분기 대비 올해 3분기 NAV 감소율은 24.2%에 이른다.

주된 배경은 회사의 설명대로 SK하이닉스의 지분가치 감소다. SK스퀘어의 NAV에서 SK하이닉스의 지분가치 비중은 약 70%로 가장 많은데, 문제는 SK하이닉스가 최근까지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업황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황의 선행지표격인 D램 현물가격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암울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7%, 60.3% 축소됐고, 4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높은 물가 및 금리 상승, 거시경제 환경 악화 등으로 고객 메모리 수요가 급감하는 추세여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SK스퀘어의 계열사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서지 못하게 된 점도 NAV가 정체된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원스토어와 SK쉴더스는 저조한 수요예측에 IPO 계획을 철회했고, 콘텐츠웨이브와 11번가 등도 IPO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IPO를 통한 NAV 제고가 사실상 어려운 처지인 것이다.

다만 SK스퀘어 관계자는 “꼭 SK하이닉스나 IPO가 아니더라도 SK스퀘어가 성공적으로 외부 투자를 할 경우 충분히 NAV가 오를 수 있다”며 “현재 SK스퀘어는 현금을 계속 축적하고 있고 다양한 투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이 축소되면 반대급부로 인수합병(M&A) 기회가 열린다.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유망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들일 수 있어서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 한해 M&A 시장에서는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에 투자할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가 아직은 소규모 투자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 조 단위의 빅딜이 이뤄진다면 기업가치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 ICT 연합이라는 협력관계와 꾸준히 키워가고 있는 자금력이 무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SK스퀘어의 주가는 내리막길이다. 전일 종가 기준 SK스퀘어 주가는 4만500원으로, 재상장 당시 11월30일 최고 8만5000원을 찍었던 것에 비해 53%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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