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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유튜브엔 눈 감고, 카카오만 보상 압박…‘포퓰리즘’ 우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카카오가 서비스 장애 보상안 검토에 착수한 가운데, 무료서비스 보상에 대해 ‘포퓰리즘’ 우려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은 카카오 장애로 인해 피해를 본 유료 서비스 및 파트너사뿐 아니라, 카카오톡과 같은 무료서비스 이용자까지 모두 보상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무료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보상은 법적 근거도 전례도 없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등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 모두 서비스 장애에도 이용자에 보상안을 내놓은 적 없다. 카카오가 무료서비스 이용자까지 보상할 경우, 이는 국내 플랫폼 선례로 남아 해외 플랫폼과 역차별을 일으킬 수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15일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장애를 일으켰다. 10시간만에 핵심서비스 일부 기능이 복구됐고, 순차적으로 정상화 단계에 돌입했다. 모든 서비스와 기능 복구 완료는 같은 달 20일 오후 11시 완료됐다.

국회 국정감사 중 발생한 사고에 그야말로 정치권은 카카오에 공세를 퍼부었다. 지난달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종합감사는 정책국감이 아닌 ‘카카오 국감’을 방불케 했다. 여야 구분 없이 무료서비스 보상 요구가 빗발쳤다.

정청래 과방위원장(민주당)은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에 국가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전례 없는 서비스 먹통 사태니, 전례 없는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하영제 의원(국민의힘)은 “무료 서비스 덕분에 회사가 발전한 사실을 인정한다면, 보상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압박 속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전세계적 선례가 없는 무료 서비스 보상안을 검토하기 위해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조사 진행 상황과 현안을 공유했다. 하지만, 피해 인과관계를 입증할 만한 무료 이용자 사례 기준을 세우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법적 근거도 전례도 없는 무료 서비스 보상 요구이기 때문이다. 손해배상 규정 법령인 민법 제 393조와 전기통신사업법 제33조‧37조, 각 서비스 약관에 따르면 무료 서비스 배상은 법적인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국내서 서비스 장애로 보상을 한 경우는 유료 사용자와 소상공인에 대해서다. 일례로, 2018년 KT 아현화재로 통신장애가 발생했을 때 가입자 1개월 요금 감면과 소상공인 보상안을 내놓았다. 통신장애로 인터넷뿐 아니라 통화‧문자도 사용할 수 없었기에, KT에 요금을 지불하는 유료 가입자에게 보상한 것이다. 소상공인 경우, KT 통신장애로 카드 결제가 막히면서 생업에 영향을 미쳤던 점을 고려했다.

하지만, KT 사례와 달리 카카오 경우 다른 대체 앱들이 존재하는 시장에 위치했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 카카오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멈췄더라도, 통화와 문자, 라인‧텔레그램 등 대체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에 글로벌 무료 메신저와 소셜미디어(SNS) 경우, 개인 사용자 장애 보상은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8시간30분 동안 인스타그램 접속 장애가 있었다. 심지어 계정이 사라진 사례도 다수 나타났다. 그럼에도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는 오류가 복구됐다는 소식 외 어떠한 보상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장애규모와 오류원인도 공개하지 않았다.

전 세계 이용자가 20억명에 달하는 메타 채팅 앱 ‘왓츠앱’ 역시 지난달 25일 먹통이 됐다가 2시간 후 정상됐으나, 이 때도 보상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트위터, 텔레그램도 마찬가지다.

구글은 2018년과 2020년, 2022년에 걸쳐 지메일∙유튜브∙구글드라이브∙구글닥스∙구글맵스 등 광범위한 무료 서비스 오류가 났지만, 자체적인 보상 언급은 물론 국내 정치권 보상 압박도 없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제출 요구에 그쳤을 뿐이다.

한편,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 경우 약관에 따라 보상을 마쳤고 모든 이해관계자 대상으로 피해 사례를 접수해 추가 보상을 계획하고 있다”며 “무료 이용자에 대한 보상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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