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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발자국] 휴머노이드 로봇은 언제 우리 곁에 왔을까

<출처=테슬라>
<출처=테슬라>

그동안 다양한 전자제품이 우리 곁에서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반복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던 기기가 어느 순간 사라지거나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그 이유를 격주 금요일마다 전달하려고 합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우주를 의미하는 단어는 ‘코스모스(Cosmos)’ ‘유니버스(Universe)’ ‘스페이스(Space)’가 있습니다. 모두 직역하면 우주를 뜻하지만 의미하는 바가 조금씩 다릅니다. 이중 은하, 성단 등 흔히 우주와 관련한 얘기를 할 때 꺼내는 단어가 바로 유니버스죠. 범위 또한 세 단어 중 가장 넓습니다.

코스모스는 ‘카오스’와 반대 개념으로 질서와 조화가 잡힌 우주를 의미합니다. 잘 알려진 칼 세이건의 책 ‘코스모스’ 역시 질서정연한 우주의 작동 원리에 대해 말하고 있죠. 스페이스는 말 그대로 ‘공간’으로의 우주인데요. 주로 사람이 인공물체를 보내 탐사하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로봇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인간의 모습을 하는 로봇은 ‘휴머노이드(Humanoid)’ ‘안드로이드(Android)’ ‘사이보그(Cyborg)’가 있는데요. 세 가지는 어떻게 다를까요?

휴머노이드는 사람을 뜻하는 ‘Human’과 ‘Android’를 합친 단어로, 말 그대로 ‘인간형 로봇’을 뜻합니다. 기계 팔과 같이 일부분만 존재하는 산업용 로봇이나 원통형의 서비스용 로봇과는 달리 얼굴과 몸, 두 팔과 다리가 있는 인간의 모습을 갖춘 게 휴머노이드죠.

안드로이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인간의 이목구비와 피부를 있는 그대로 모방하는 것에 주력하는 로봇이죠. 흔히 말하는 ‘불쾌한 골짜기’가 안드로이드입니다.

사이보그는 결이 다릅니다. 사이보그는 인간의 신체 일부분이나 장기를 기기로 결합한 것을 의미하죠. 사이보그 역시 로봇의 한 종류이지만 ‘개조 인간’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최근 테슬라, 샤오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휴머노이드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선보인 휴머노이드는 이족보행을 하고 뛰어가는 형태를 갖췄죠. 그렇지만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기술력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출처=Science node>
<출처=Science node>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올해로 49년째입니다. 첫 선수는 1973년 일본의 ‘와봇1(WABOT-1)’입니다. 일본 와세다대학교 가토 이치로 교수팀이 개발했는데요. 이족보행이라고는 하지만 기술력은 영아 수준이었죠. 겨우 몇 걸음을 뗄 수 있는 정도고, 간단한 질문에 대답만 가능했다고 알려졌습니다.

11년 뒤에는 ‘와봇2’가 태어났습니다. 와봇2는 파이프오르간 연주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악보를 읽고 페달을 밟은 채 건반을 두드릴 수 있었습니다. 와봇2 역시 특정 수준 작업만 수행할 수 있을 뿐 완성도 있는 기술력을 갖추진 못했는데요.

똑똑해진 휴머노이드는 2000년에서야 등장했습니다. 혼다의 ‘아시모’가 그 주인공입니다. 로봇업계는 아시모가 휴머노이드라는 개념을 대중들에게 알린 첫 번째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시모는 120센티미터(㎝) 키에 몸무게 50킬로그램(㎏)으로 평지를 비롯해 계단과 경사로 등을 시속 3킬로미터(㎞)로 걸어갈 수 있었는데요. 30여개의 호출 신호를 통해 반응할 수 있고, 사람의 얼굴 및 음성 인식이 가능했습니다. 와봇1과 비교하면 기술력이 훌쩍 뛴 수준이죠.

이후 휴머노이드는 다양한 기술을 장착한 채 많은 산업 영역으로 뻗어 나갔는데요.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갔습니다. 2010년 제너럴 모터스(GM)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로봇 연구소는 공동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우주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는 ‘로보넛2’를 선보였죠.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대화하는 등 교감을 나누는 로봇까지 등장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페퍼’라는 로봇이었죠.

그렇다면 국내 1호 휴머노이드는 누구일까요? 1999년 KAIST가 개발한 ‘센토’가 1번 타자입니다. Centaur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만마 ‘켄타우루스’의 영어 이름인데요. 켄타우루스처럼 센토는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말의 모습을 했습니다. 시각과 촉각 센서로 보행하는 게 특징이었죠.


<출처=KAIST>
<출처=KAIST>

한국의 직립보행 형태의 휴머노이드는 2004년 KAIST의 ‘휴보’가 처음입니다. 휴머노이드와 로봇을 합친 단어인 휴보는 손가락 5개가 따로 움직여 ‘가위바위보’를 할 수 있었죠. 이후 제작된 ‘DRC휴보2’는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휴머노이드 대열에 최근 테슬라와 샤오미도 합류했는데요. 테슬라는 지난달 173㎝에 57㎏의 ‘옵티머스’를 선보였습니다. 옵티머스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차에 적용된 반도체가 적용되고 총 8개의 카메라가 탑재됐는데요. 시속 8킬로미터(㎞)로 이동하며 최대 20㎏의 물체를 나르고 최대 68㎏의 물건을 들을 수 있다고 테슬라는 설명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말까지 옵티머스 시제품을 개발하고 생산을 준비한다고 언급했습니다. “2022년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하기도 했죠.

샤오미는 8월 ‘사이버원’으로 도전장을 냈습니다. 177㎝에 52㎏인 사이버원은 시속 3.6㎞으로 보행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 45가지를 감지할 수 있다고도 하는데요. 다만 사이버원은 손가락이 없고 한 번 넘어지면 스스로 넘어질 수 없는 등 기술적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일상에서 로봇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혹자는 로봇이 사람의 자리를 빼앗는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로봇은 인력 부족을 메꿀 수 있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죠.

휴머노이드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다채로운 변화를 거듭했습니다. 몇 발자국만 겨우 뗐던 와봇부터 우주를 향한 로보넛, 네 발에서 두 발로 걷기 시작한 한국의 휴머노이드까지. 압도적인 기술 수준이 요구돼 ‘꿈의 로봇’이라고도 불리는 휴머노이드의 미래가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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