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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발자국] 청진기부터 ‘노캔’ 까지…헤드폰의 일대기


그동안 다양한 전자제품이 우리 곁에서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반복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던 기기가 어느 순간 사라지거나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그 이유를 격주 금요일마다 전달하려고 합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날이 추워지면 두툼한 겉옷과 양말과 목도리, 귀마개 등을 구비해야 하죠. 여기에 더해 의외의 방한 효과를 내는 제품이 있는데요. 바로 헤드폰입니다. 실제로 겨울에 헤드폰 판매량이 늘어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겨울이 아니더라도 헤드폰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특수 업종이나 음악 마니아만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처럼 인식되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됐죠.

헤드폰의 시초는 청진기부터 거슬러 올라갑니다. 청진기는 1816년 프랑스에서 탄생했는데요. 첫 청진기는 종이 튜브를 활용해 만들어졌다고 알려졌습니다. 나중에는 좀 더 튼튼한 나무로, 금속으로 진화됐죠.

1891년에는 헤드폰과 유사한 모양의 ‘바이폰(bi-telephone)’이 등장했습니다. 바이폰은 두 귀에 걸칠 수 있는 동그란 이어버드와 선을 갖췄죠. 바이폰은 주로 전화 사업장에서 사용됐죠. 바이폰 이후에도 극장이나 교회에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헤드폰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식 헤드폰의 원형은 1910년 미국의 나다니엘 볼드윈이 처음 고안했습니다. 볼드윈은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전기 공학을 전공하고 수력발전소에서 전기 기사로 근무했는데요. 부엌에서 헤드폰을 만들고 이 제품을 해군에 보냈습니다. 해군은 이 제품에 대한 특허를 취득할 것을 제안했고, 그렇게 첫 헤드폰이 탄생하게 됐죠.

처음 해군은 볼드윈에게 10개의 제품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엌에서 헤드폰을 만들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더 많은 헤드폰을 생산하기 시작했죠.

이후 본격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헤드폰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판매되는 헤드폰은 대부분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탑재하고 있는데요. 이 다이나믹 드라이버 헤드폰은 1937년 독일의 베이어다이나믹(Beyerdynamic)이 출시했습니다.

헤드폰뿐만 아니라 이어폰 등 각종 음향 기기에는 ‘스테레오’라는 말이 자주 붙는데요. ‘Stereo’를 한글로 번역하면 ‘입체음향’으로, 사람 귀에 맞게 소리를 오른쪽과 왼쪽 두 채널로 내보내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세계 최초 스테레오 헤드폰은 미국의 코스(KOSS)가 1958년 고안했습니다.



헤드폰을 자세히 보면 몸체 부분, 즉 이어컵 바깥쪽이 뚫려 있는 제품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모양을 개방형 헤드폰이라고 분류하는데요. 개방형 헤드폰은 지난 1968년 젠하이저의 ‘HD 414’가 원조입니다. HD 414는 1000만대가 넘게 팔려 헤드폰 계의 베스트셀러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현대식 유선 이어폰이 처음 만들어진 건 이보다도 한참 지난 1982년입니다. 소니의 ‘MDR-E252’라는 제품이었는데요. 헤드폰 이어컵을 확 줄이고 휴대성을 높인 게 핵심입니다. 소니는 ‘인이어 헤드폰’이라고 제품을 설명했죠.

최근 헤드폰 트렌드는 선이 없는 ‘무선’ 제품이죠. 여기에 더해 ‘노이즈 캔슬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이즈캔슬링은 언제 처음 탄생했을까요? 1978년 보스가 기술을 개발하고, 1992년 소니가 처음으로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소니가 선보인 제품은 ‘MDR-5700’로 주로 기내에서 쓰였습니다.



몇 년 전에는 조금 독특한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헤드폰의 줄이 없을 뿐 아니라 이어컵을 연결하는 고리조차 없는 ‘완전 무선’ 헤드폰이었는데요. 방한 귀마개처럼 생긴 이 헤드폰은 미국의 음향기업 휴먼의 제품입니다. 긴 역사를 함께한 만큼 헤드폰의 종류와 기능, 모양은 이렇게도 다양해졌는데요. 헤드폰 마니아부터 첫 입문자까지, 골라 사는 재미가 톡톡해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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