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이 지난해 184억원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출혈경쟁을 벌이며 시장 교란을 일으키는 KB 알뜰폰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취소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국민은행 알뜰폰 사업(리브엠)이 2020년 139억원, 2021년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6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KB는 엄청난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알뜰폰에 집중하고 있다”며 “혁신은 없고, 시장 교란만 있는 KB 알뜰폰에 대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취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질의한 바 있다.
이어 11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KB은행장을 상대로 “지난해 국민은행 알뜰폰 사업 매출액이 320억원, 영업손실은 184억원”이라며 “적자규모가 큰데 사업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하자 통신업계에서도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국민은행이 “금권 마케팅으로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9월에는 다수의 중소알뜰폰사업자들이 거대 금융자본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결사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알뜰폰 사업은 지난 2019년 제도 출범과 동시에 지정된 제1호 혁신금융서비스다. 윤영덕 의원실은 “혁신에 대한 견해가 다양할 수 있으나 KB리브엠 서비스는 금융이나 통신 관점에서 특별한 혁신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KB의 본인인증 절차 간소화 등 금융 프로세스 간소화는 알뜰폰 사업과 무관하게 은행이 추진해온 내용이고, 통신-금융 데이터 융합을 통한 신용평가 모델은 국민은행에 앞서 다수의 마이데이터 사업자 등이 앞다퉈 새로운 모델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은행 노조 역시 알뜰폰 사업 개시 직후부터, 영업점 직원에 대한 알뜰폰 유치 실적 압박 등 사측의 행태를 문제제기한 바 있다.
금융상품 판매 시 통신 요금제 가입 등을 유도하거나 통신서비스 판매 관련 영업점 간/직원 간 실적 경쟁 유발을 금지한 혁신서비스 지정 부가조건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년 4월 금융위는 혁신서비스 지정 기간을 2년 더 연장했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7조에 따르면 혁신금융서비스가 혁신성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부가조건을 위반하는 경우, 지정을 취소하거나 시정을 명할 수 있다.
윤 의원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혁신적 서비스를 마련했으나 규제 때문에 못 하는 경우, 규제를 풀어 줄테니 한 번 해보라’고 하는 게 원 취지”라며 “국민은행 알뜰폰은 금융위가 지정 실적을 쌓는데만 급급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에 지정된 서비스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내실을 다져 제도의 좋은 취지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이제라도 정부가 제 역할을 다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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