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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극재 소재 동박 뛰어든 SK·롯데…왜? [IT클로즈업]

- 동박, 알박 대비 진입장벽·수익성 높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공급망 밸류체인도 확장 중이다. 최근 롯데 그룹이 조단위 금액을 투입하기로 한 동박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16일 롯데케미칼은 2조7000억원을 들여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글로벌 동박 시장점유율 약 13%로 4위다.

동박은 얇은 구리 막으로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 시간을 좌우하는 소재로 배터리 원가 10~15%를 차지한다. 음극활물질, 도전재, 바인더 등을 섞은 슬러리를 집전체에 바르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집전체는 충·방전 시 전자가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요소인데 음극재에서는 동박이 이 역할을 한다.
동박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75만톤으로 연평균 성장률 40%를 기록 중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조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롯데에 앞서 SK 그룹이 지난 2019년 KCFT(현 SK넥실리스)를 인수한 명분이다. SK넥실리스는 편입 이후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단행되면서 점유율 1위(약 22%)로 올라선 상태다.

이러한 흐름에도 동박과 비교 대상인 알박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크지 않다. 왜 그럴까.

알박은 얇은 알루미늄 막으로 양극재 원료다. 양극재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며 원가 비중은 40~50%로 최대다. 양극재 역시 양극활물질 등으로 이뤄진 슬러리를 집전체를 도포해 만들어진다. 여기서 집전체가 알박인 것이다.

배터리 단가에서 양극재·음극재와 알박·동박 비중은 반비례한다. 양극재가 음극재보다 4~5배 높았다면 알박이 동박보다 4~5배 낮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전체 재료비에서 알박이 1~2% 수준이라면 동박은 5~8%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단순히 알루미늄과 구리 가격 차이보다는 공정상 난도에서 비롯된 결과다.
알박과 동박은 각각 압연, 전해 공정을 통해 제작된다. 쉽게 말해 알박은 알루미늄 조각을 얇고 고르게 펴낸다면 동박은 전기 도금을 통해 구리 와이어를 용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알박은 반응성이 높아 압연으로만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압연 위주인 만큼 진입 장벽이 낮고 더 이상의 기술 발전이 의미 없다는 평가다.

반면 동박은 얇고 길고 넓게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술적으로 복잡한 부분이 있다. 업체별 격차가 불가피하고 알박 대비 수익성이 더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롯데알미늄을 제외하면 국내 알루미늄 시장에 대기업 계열사가 없는 이유다. 이외에는 DI동일, 삼아알미늄, 조일알미늄 등이 있다.

​또 다른 요인은 알박 양산시 쓰이는 압연 설비다. 이 제품은 독일 아켄바흐사가 독점 중이다. 단독 공급인 만큼 대수가 제한적인데다 가격협상력에서 장비사가 우위를 가져가게 된다. 업계에서 알박 시장에 대한 가치를 낮게 책정하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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