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구글과 넷플릭스가 내달 4일로 예정된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집중포화를 맞을 예정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양사 임원을 불러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망 이용대가 갈등을 집중 추궁하기로 했다. 다만 해외에 본사를 둔 이들 기업이 실제 증인으로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과방위는 여야 간사가 각각 취합한 증인 신청 명단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당초 과방위는 지난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국감 일반증인 및 참고인 출석요구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협의가 되지 않았다며 증인 채택을 미뤘다. 당장 오는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선 일반증인이 참석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여야가 공통으로 신청한 일반증인 목록에는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거텀 아난드 구글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 총괄 부사장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해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갈등을 빚고 있는 SK브로드밴드도 증인으로 지명됐다.
거텀 아난드 부사장은 지난 20일 유튜브코리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망무임승차방지법 반대 청원 서명을 촉구하며 망 이용대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던 인물이다. 딘 가필드 부사장 역시 지난해 한국을 직접 방문해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사에 망 이용대가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국감에서는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쟁점들이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국회에 계류 중인 망무임승차방지법은 전기통신망을 이용하는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자가 망 이용대가 지급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과방위는 지난 20일 공청회를 열어 이와 관련한 업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하지만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 임원이 직접 참석할지는 불투명하다. 국회가 그동안 해외에 본사를 둔 글로벌 빅테크들을 증인으로 요청한 사례는 많지만 실제 책임 당사자들이 증인석에 올라온 적은 많지 않다. 코로나19로 국내외를 오가는 것이 어려워진 데다 일정 조율 어려움을 이유로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
통신3사도 CEO들의 증인 참석 여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모두 대표 취임 이후 국감 증인석에 선 적은 없다. 하지만 계속되는 5G 품질 논란과 5G 중간요금제 실효성 문제, 5G 28㎓ 기지국 설치 미흡 등 의원들이 궁금해 할 현안은 산적해 있다.
이밖에도 인앱결제 수수료가 또다른 이슈가 될 전망이다. 구글과 애플은 지난달부터 이른바 ‘구글갑질방지법’(인앱결제강제금지법) 위반을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사실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애플은 오는 10월5일부터 인앱결제 가격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지난 20일에 예고한 상태다.
방송 분야에서는 여야 격돌이 예상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최초 보도한 MBC를 둘러싸고 온갖 잡음이 일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MBC에 항의 방문해 검찰 고발 뜻을 밝힘과 함께 MBC 민영화까지 거론한 상황이다. 야당에선 여당의 방송 장악 시도라며 거센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 외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해 지난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점수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심사의원들에 대한 여당 측의 공격도 전망된다. 일부 의원실에선 해당 심사위원 12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방통위 국감은 다음달 6일, MBC 업무보고는 다음달 14일 비공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