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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뇌관으로 급부상한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주가에 불똥튀나

정국(政局)의 새로운 뇌관으로 '태양광'이 떠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가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국민 혈세가 이권 카르텔의 비리에 사용됐다는 것이 참 개탄스럽다”며 “법에 위반되는 부분들은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통해 처리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이 산업부와 함께 지난 13일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12곳을 골라,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2267건의 위법·부당 사례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답변이다.

'이권 카르텔', '개탄스럽다'는 등 예상밖의 강경한 표현을 두고, 정치권이 크게 술렁거렸다.

아울러 관련 업계에서는 태양광 뿐만 아니라 문정부 시절 추진됐던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사업 전반에 대한 사정으로도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선 '윤 대통령이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은 과거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대체하기위해 태양광 발전 활성화 등 전기산업 발전·기반 조성을 위해 추진한 역점사업이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가 어떻게 귀결되든 이 과정에서 전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이번 윤 대통령의 '태양광' 발언으로, 시장에선 현 정부가 지난 5월 출범하면서 역점적으로 제시한 '원전 생태계 복원' 정책과 맞물려 태양광을 중심으로 전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간의 대결 구도가 짜여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야권이 제기하는 정치보복 프레임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 관련주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지자, 네이버 주식 게시판 등 온라인에는 혹시 '태양광 사정 정국에 의한 영향아니냐'는 내용의 의견도 올라오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날 마감된 국내 주식시장에서 태양광 대표주로 손꼽히는 한화솔루션이 이날 6.23% 하락했고, 현대에너지솔루션 -4.38% ,OCI -8.30%, 에스에너지 -11.13%, 신성이엔지 -7.10% 등이 크게 밀렸다. 또한 SDN -3.22%도 약세로 마감했다. 태양광주로 분류되지 않지만 풍력 관련주인 대명에너지도 -8.60% 급락했다.

다만 아직은 최근 태양광주가 강하게 상승한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일 뿐 태양광 수사 전망에 따른 사정정국 우려로 보는 것엔 거리를 두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윤 대통령이 발언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전날 주식시장에선 오히려 한화솔루션(+3.41%), 현대에너지솔루션(+8.06%), OCI(+15.87%), 에스에너지(+6.06%), 신성이엔지(+3.01%), SDN(+7.09%) 등이 큰 폭으로 올랐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국내 태양광 관련주들의 강세는 국내 요인 보다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와 함께, 러시아의 유럽 가스 차단으로 인한 유럽 각국의 태양광 인프라 확충 계획이 적극적으로 표출된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태양광 수사' 우려에 따른 영향으로 당초 국내 태양광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등의 악재와는 관련이 크게 없다는 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또한 과거 태양광 사업 비리와 관련한 수사는 수년간 간헐적으로 진행돼 왔지만 직접적으로 태양광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에게 불똥이 튄 사례는 거의 없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과거 고 박원순 시장 재직시절 태양광 사업 보조금 '먹튀'를 한 사업자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사례에서 보듯, 주로 태양광 제품 생산업체보다는 지자체의 태양광 보급 사업 시행과정에서의 혈세 낭비 또는 비리 혐의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향후 태양광 수사와 관련, 정국이 경색될 경우 윤석열 정부에선 '신재생에너지'가 정책적 소외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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