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한국에서 게임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게임은 단순히 산업에서 끝나지 않고, 한국 문화예술로서의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게임이 전체 콘텐츠 수출 비중 70% 이상을 담당하는 만큼, 수출액은 향후 문화예산 효과로 인해 더욱 늘어나고,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높아진 게임 위상을 뒷받침해야 하는 건 게이머나 게임업계 종사자만으론 부족하다. 문화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역할이 중요해질 때다. 그간 문체부는 게임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줄곧 받아왔지만, 현장 목소리를 듣고 문체부 업무보고에 게임을 본격적으로 포함시키면서 다시금 윤석열 정부 게임 공약 실천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문체부는 내년 총 6조7076억원 예산을 집행한다. 게임 관련 예산은 총 642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1% 수준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해보다 31억원 늘었다. 문체부는 중소게임사 지원에 예산을 투입한다. 관련해 게임기획 분야에 신규로 50억원, 다년도 게임제작 지원을 위해 90억원을 각각 신설했다. 예비창업자 30개사와 스타트업 20개사를 대상으로 50억원을 지원한다. 이는 다년도 게임제작 지원도 육성 사업에 포함된다. 게임제작지원 기간을 확대하는 사업으로 90억원 예산이 편성됐다.
e스포츠 육성을 위해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는 연 1회에서 2회 개최로 1회 늘었다. 특히 윤석역 대통령 공약이기도 했던 장애인 e스포츠 접근성 확대를 위해서도 예산이 쓰인다. 문체부는 e스포츠 관련 장애인 대회를 별도로 개최할 계획이다. ‘게임 이해하기’ 교육도 확대된다. e스포츠 전문 인력 양성 기관을 5개소 지정해 인력도 양성한다.
다만 이것만으론 윤석열 정부가 내세웠던 게임 공약들을 온전히 실천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게임 소액 규모 피해 전담 수사기구 마련 ▲e스포츠 지역연고제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2030 게이머의 ‘겜심’을 자극한 바 있다.
게임이 문화예술로 격상되고,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즐기게 된 만큼 이에 따른 정책적 지원은 당연히 따라줘야 한다. 제작사나 운영사가 아무리 게임을 잘 만들고 소통을 하며 운영해도, 일부 이용자가 마음만 먹으면 결국 악용할 수 있는 것이 게임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은 지난해 전체 콘텐츠 수출 14조원 중 게임은 9조원을 넘기며 70%에 달하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K-콘텐츠에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인 것이다. 더군다나,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다양한 게임 공약으로 이용자를 우선하는 게임 환경을 만들겠다고 자부한 바 있다.
게임에 대한 발전을 더욱 활성화하려면 게임 육성 뿐만 아니라 이용자 보호 등 전반적인 환경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때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 말처럼, 문체부가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하다면 차라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 게임 주무부처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