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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앞둔 컬리, 신사업 확장 ‘분주’…과도한 외연확장 우려도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이 경직된 가운데, 컬리가 수익 다각화와 투자자보호 카드를 꺼내들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컬리는 해외시장진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출시, 오픈마켓 진출 등으로 수익한계 극복에 힘쓰는 한편, 상장 이후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침체된 시장 분위기와 지나친 외연확장이 적자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 7월 한국거래소에 의무보유 확약서를 제출하고 심사대기 중이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일정기간 보유지분을 매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내용을 서면으로 받아 거래소에 제출한 것. 이는 김슬아 대표 지분이 5%대로 현저히 낮다는 지적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컬리는 지난 3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이하 예심)를 청구했다. 유니콘 요건 특례상장을 통해 IPO 시장에 데뷔하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컬리는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자체브랜드(PB) 출시, 해외시장 진출 등이 대표적이다. 새벽배송이라는 주력 사업에 더해 다양한 매출원들을 추가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 해외사업·PB출시...수익모델 확대로 성장 한계 돌파=컬리는 최근 활발해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에 컬리는 건강기능식품 PB ‘엔도스’를 출시한다. 정확한 출시 날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 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에 4조6699억원, 2020년에는 4조9273억원, 2021년 5조454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했다. 지난 11일 컬리는 동남아 대표 이커머스 기업 ‘라자다’ 그룹이 운영하는 식품 플랫폼 ‘레드마트’에 전용 브랜드관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한국 대표 음식인 ▲떡볶이 ▲칼국수 ▲메밀국수 등을 현지인들에게 판매한다.

김 대표는 라자다와 업무협약식에서 “미식에 대한 관심이 큰 싱가포르에 컬리 이름으로 우수한 케이푸드(K-Food)를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케이푸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식품이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컬리는 향후 지속적으로 레드마켓 입점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에 동남아 먹거리 시장 진출 거점을 마련하고 이커머스 케이푸드(K-Food) 브랜드 이미지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브랜드 체험관도 준비...신규고객 유입채널 확대=소비자 대상으로도 브랜드 이미지 확장에 나선다. 컬리는 다음달 중 성수동에 브랜드 체험관 ‘오프컬리’를 오픈한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6월에는 상표출원까지 마쳤다. 이커머스 정체성에 국한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도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오프컬리에는 PB인 ‘컬리스’를 비롯한 컬리 대표 상품이 전시되고, 컬리 브랜드 체험공간 이 마련될 예정이다. 판매점이 아닌 체험관 개념으로 오프컬리를 선보인다는 것이 컬리 측 설명이다.

컬리 관계자는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 이미지 선점을 위해 브랜드 체험관을 계획하게 됐다”라며 “수익창출보다는 이용자 경험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컬리는 새로운 수익활로를 찾는 한편, 투자자·소비자 대상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위한 마켓플레이스도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컬리는 마켓플레이스 약관 개정 작업도 마쳤다. 마켓컬리는 최근 약관에 ‘마켓플레이스’ 서비스 관련 약관이 추가했다. 기존에도 대형가전·티켓 등 비식품 위주 중개판매는 꾸준히 진행했지만, 약관을 개편해 효율적인 상품중개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적자확대, 사업정체성 혼란…우려 목소리도=일각에선 상장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적자상태에서 상장을 위해 무리하게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사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마켓컬리 주력사업은 새벽배송서비스다. 새벽물류배송 특성상 사업초기 투자금에 비해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마켓컬리 또한 지난해까지 꾸준히 외연은 성장해왔으나, 아직까지 영업손실 폭을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마켓컬리 공시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마켓컬리 연결 매출액은 1조5613억원으로 2020년 매출액에 비해 63.8% 상승했다. 영업손실은 2177억1671만원으로 2020년 영업손실대비 87.3% 늘었다. 아직 새벽배송 시장에서도 완전한 수익성 보장이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지나친 사업 확장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또, 지나친 매출원 확장은 기존 사업 정체성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매출원 확대에 신경 쓰느라 주력 사업인 새벽배송 서비스 내실 강화는 뒷전이 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얼어붙은 투자심리(투심)이 되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앞서 유니콘 상장특례로 IPO를 단행한 쏘카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마켓컬리도 같은 행보를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쏘카는 상장과정에서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를 보였다. 쏘카는 최저희망공모가인 3만4000원보다 낮은 2만8000원으로 상장을 강행했다. 그럼에도 14.4대 1이라는 저조한 결과를 보인 바 있다.

다만, 상장 전 투자금 규모 측면에서 마켓컬리가 쏘카에 비해 훨씬 앞선다는 차이점은 있다. 쏘카 경우 지난해 롯데 렌탈로부터 투자받은 1832억원이 최대 규모 투자금이었던 것에 비해 마켓컬리는 2500억원 규모 투자금을 연달아 유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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