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전 세계에서 244여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기업 에퀴닉스(Equinix)가 ‘2021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2030년 기후중립을 목표로 한 가운데 2021년 기준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률 9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장혜덕 에퀴닉스코리아 지사장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에퀴닉스의 비전과 현황, 업계 트렌드 등을 공유했다.
장 지사장은 “에퀴닉스는 데이터센터 업계 최초로 2030년까지 기후중립 달성을 약속했고 이를 실천하도록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력 사용 효율성을 높여 에너지 사용량 자체를 낮추고, 사용하는 에너지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하겠다는 것이 기본 골자다.
다만 기업이 전체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둔 에너지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만큼 재생에너지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국가별, 지역별 편차도 크다. 이에 기업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newable Energy Certificates, REC)를 구매해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높인다.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에퀴닉스는 2021년 기준 ▲전력 공급업체로부터 녹색전력 구매 37% ▲REC 구매 45% ▲가상 전력 구매합의(VPPA) 13% 등으로 95%의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이용 중이다. 전년대비 탄소배출은 12% 줄었다.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친환경적이냐를 나타내는 지표인 전력효율지수(PUE)도 지속해서 낮추는 중이다. 에퀴닉스는 2020년 1.51이었던 PUE를 1.48로 낮췄다. 소프트웨어(SW)를 이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액체냉각과 같은 고효율 냉각 기술에 투자함으로써 에너지 소모량을 낮추는 중이다.
PUE 1.48이라는 수치는 냉정하게 봤을 때 그렇게 낮은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구글의 경우 PUE 1.1 수준이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에 업타임인스튜트(Uptime Institute)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는 1.57가량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운영 방식 및 목적의 차이를 고려하면 에퀴닉스의 1.48은 대단히 낮은 수준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의 기업은 자체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보다 전력 효율적인 환경에서 운영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장소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곤 한다. 페이스북의 경우 북극과 가까운 스웨덴 룰레오 지역에서 데이터센터를 보유 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중이기도 하다.
이와 달리 에퀴닉스는 기업 고객들이 자신의 서버를 데이터센터에 입주시키는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도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모든 서버를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아니기에 PUE를 극단적으로 낮추기는 어렵다.
장 지사장은 “제약이 있지만 2030년 넷제로 달성이라는 기업 비전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각 기업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스코프(Scope)1’과 재생에너지 구매를 나타내는 ‘스코프2’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사슬에 함께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지를 살피는 ‘스코프3’까지 광범위하게 목표를 정하고 살피는 중이다.
그는 “에퀴닉스의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에게는 에퀴닉스가 스코프3이 된다. 각 기업들이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들더라도 에퀴닉스가 탄소를 배출한다면, 에퀴닉스 고객들은 진정한 의미의 넷제로를 달성할 수 없다. 에퀴닉스가 녹색 에너지에 몰두하는 이유”라며 “국내 기업들도 최근 넷제로를 선언한 만큼, 에퀴닉스의 녹색 행보가 유의미할 것”이라고 피력했다.